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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편리한 대통령 서프(펌)

2008-03-04 22:51:59, Hit : 2071

작성자 : 정의로
김용민 / 시사평론가


좋아하는 사람을 마음껏 요직에 앉히고, 하고 싶은 정책만 펼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통령에게 그런 권한이 부여된 때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옵션으로 '반대하는 사람'을 쥐도 새도 모르게 압살할 수 있는 힘도 부여됐던 군사정권의 시대가 그러했다. 하늘을 날던 새도 떨어뜨린다던.



그러나 그 시대는 역사의 한 페이지 속에 갇혀 버렸다. 이 나라의 헌정질서가, 국민의 높아진 정치의식이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대선에서 민의는 민주화의 아이콘을 쥐던 정치세력의 정권 연장을 차단했지만, 그렇다고 정권을 새롭게 부여한 세력에게 '군사정권 시대로 돌아가도 좋다'라는 권한 남용이라는 '서비스 옵션'을 얹어주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의미에서 '오버'하고 있다. '고소영'으로 약칭되는 청와대 인선으로 모자라, '강부자'로 해석되는 내각 인선까지. '제멋대로' 인선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 첫 장관 내정자의 '평균'과 국민의 '평균'을 대조한 것이 있다.



먼저 재산, 국민 평균은 2억 4,164만 원, 14명은 38억 6,605만 원이었다. 다음은 종부세 대상자, 국민 평균은 2%, 14명은 78.5%였다. 주택은 국민 평균 0.78채, 14명은 평균 2.14채. 병역면제율은 일반 국민 6.4%, 여성부 장관을 뺀 초대 내각 후보자의 경우 38.5%. 자녀의 외국 국적은 일반 국민 0.057%, 14명은 20.7%. 외제차 소유는 일반 국민은 5.13%, 14명은 33.3%였다. '자기하고 일하기 편한 사람'을 뽑고 싶은 것도 정도가 있다. 그래서 이건 좀 심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및 중복게재, 신군부 권력찬탈에 일조, 이중국적, 국민건강보험 무임승차 논란까지. 털면 털수록 온갖 비행 실태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3명이 낙마했고, 1명은 끝끝내 버티고 있는 모양새이다. 자진 용퇴한 그 3명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은 '흠결'이 발견된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 같은 경우 '능력 부족' 논란까지 일으키고 있는 모양이다. 인사청문회에서 '보건 분야는 잘 모르겠다'며 '밑바닥 자질'을 썰렁하게 노출한 것이다.



이들은 과거 같으면 '재상'으로 불렸을 이들이다. 그래서 이들의 능력과 도덕성은 대한민국의 규준(規準)이 돼야 옳다. 그러나 특정 계층에 쏠린, 보편타당성과는 무관한 인적 구성에다, 능력마저 의심되는 현실. '여기가 자력으로 민주 헌정질서를 세운 대한민국 맞나' 싶을 정도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부자라고 무조건 배척받아서는 안 된다' '능력이 중요하다.'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한 검증 기준을 과거보다 완화시켰다"는 것이었다. 물러난 이춘호 여성부 장관 내정자가 40여 건의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은 국세청 자료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단지 "불법이 없었다"는 이유로 지명을 밀어붙인 것이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관련해서, 이명박 대통령은 며칠 전 '(인사 파문과 관련해) 일말에 책임을 느낀다.'라고 했다. 그러나 '본질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시대의 위기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부분은 그가 집권 시 추진한다는 아젠다이다.



우선 대미 대북 정책. '돈 되는' 미국에 보다 잘 보이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한미FTA의 조속한 비준, 미국의 입장을 고스란히 복사하다시피 한 '북핵 정국에 대처하는 자세'까지. 그러다 보니 이런 기조는 전례 없는 대북 상호주의 논리로까지 번지고 있다. 우리가 욕먹으면서까지 지켜왔던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미국에 통째로 넘겨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대운하 추진도 사려 깊지 못하기는 마찬가지. 미약한 경제성은 물론 환경 파괴가 불을 보듯 뻔 한 데도 새 정부는 밀어붙일 태세이다. 누가 봐도 건설사 배를 불리려는 논리이다. "100% 민자 사업이며, 손해가 발생해도 정부가 건설사에 보전 안 해 준다"고 하지만 믿는 이들은 거의 없다.



그리고 영어 교육 혁신. 이는 사교육 시장에 돈을 쓸어 담아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대학에 학생 선발 권한을 넘겨주려는 의도도 같은 맥락이다. 일부긴 하나 '100년 사학 마피아'들의 '애완견'을 자처하는 꼴이다.



'가진 자'를 위한 무한 서비스는 예 그치지 않는다. 세금 절감 정책을 보자. 이는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엄청난 차익을 챙긴 부자들에 대한 배려이다. (결국, 이명박 내각 구성원 다수도 그 혜택을 입는 대상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출자총액제한제도 및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의 완화 기조는 또 어떤가. 사실 이런 정책 방향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겠는가. 상식만 동원해도 '재벌 말고 누가 또 혜택을 입을까?'라는 귀결점에 이를 것이다. 방송사 인허가를 책임지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몫 다수를 정부가 쥐고, 대통령 측근을 위원장으로 앉히는 식의, 방송 통신에 대한 권력 장악 의도도 같은 맥락이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결국 소수의 장사치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그 이익을 '경제 살리기'라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참여정부 때에도 부동산 값과 주가의 폭등으로 큰 이문을 남겼다. '경제 살리기'라는 시대적 대의는 '부자를 더욱 부자 되게 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못사는 사람, 약자인 사람, 낙오된 사람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옳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 인사 파문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 역시 '제멋대로 국정운영'에서 비롯된 비극이다.



그 비극은 계량화되고 있다. <경향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자.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 그런데 응답자 중 49.1%만이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이후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기 내내 20~30%에 머물던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도조차 5년 전 이 무렵 80%대였는데, 너무나 급속한 내림새가 아닐 수 없다.



대기업의 CEO, 지방자치단체장과는 또 다른 자리가 바로 '대통령'직이다. 국민을 실망시켜서는 오래 앉기 힘든 자리이다. 고도의 철학과 사려가 필요하다. '하고 싶은 것'만 하는 편리한 정치로는 구현할 수 없는 일이다. 왜 많은 이들이 공직자에 대한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고, 역대 정권이 기업을 경영하기 불편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규제를 만들었는지부터 충분히 살펴야 할 일이다. 한마디로 무시하고 한마디로 없앨 일인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요컨대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 운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혹시 '운영'을 '운용'으로 아는 것은 아닐까. '혹시 쉽게 얻은 정권이라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민심도 쉽게 돌아선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편리할 게 따로 있다. 국정 운영은 정도(正道) 따라 해야 한다.







문제는 이명박이 아니다.서프펌
해외의 열혈 동지들을 그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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