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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연대]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2010-09-10 04:42:22, Hit : 2906

작성자 : 참샘






김 녕/ 인권연대 운영위원

 대학에서 가르치는 필자는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의 진로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음을 본다. 본인의 꿈이나 적성과 부모의 기대 사이에서 방황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에 필자는 부모에 대한 자녀의 도리와 자녀 스스로의 인권이 부딪히는 경우에 대해 종종 생각하게 된다. 아마도 부모님으로부터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이라는 말씀을 듣는 경우가 자녀로서는 가장 힘들고 슬픈 상황일 것이다. 실제의 경우를 참조하여 각색해 본 다음과 같은 상황들이 아마 지금도 어디에선가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A양은 외국에서 공부하다가 오랜만에 추석에 맞춰 귀국하여 지방에 계시는 부모님을 뵈러 갔다. 결혼을 생각하며 사귀고 있는 멋진 친구와 함께 집에 가겠다고 미리 전화를 드렸었기에 부모의 기대는 컸다. 초인종을 누르자마자 부모님께서 반갑게 달려 나와 문을 여셨는데 딸의 남자친구가 금발의 미국인 리처드(Richard)였고 게다가 서툰 한국말로 “장인어른, 장모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까지 한다. 고집이 센 아버지께서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내 딸이 국제결혼 하는 꼴을 이 애비는 눈뜨곤 못 본다!”며 반대하신다. 이를 어쩌나.


 B군은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반대와 외아들에 대한 기대 때문에 예술 쪽으로 진학을 못하고 법대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러 유학을 떠났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의 인생이 그쪽으로 방향 지워지는 것에 대해 자주 괴로워하다가 그는 학교의 상담실을 찾아가 몇 가지 적성검사를 해 본 후, 예술 쪽으로의 적성이 뛰어남을 과학적 자료를 통해 재확인하게 되었다. 그와 상담을 했던 상담교수는 “미국의 경우에, 예를 들어, 2대, 3대째 대대로 예일(Yale)대 법대를 나온 집안의 외아들이 정작 본인은 다른 대학에 가서 천문학을 공부하거나 영화를 전공하고 싶다며 갈등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결과는 대부분 자녀가 원하는 것을 하는 걸로 끝이 난다. 한국의 경우는 안 그런가? 참 재미있는 나라인 것 같다.”라고 의견을 피력한다. 그 후 B군은 방학을 맞아 귀국하여 아버지를 뵙자마자 이제라도 예술 쪽으로 길을 바꾸고 싶다고 어렵게 용기를 내어 말씀드리자, 예술가이신 아버지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외아들이 또 그 힘든 예술의 길을 걷는 걸 난 눈뜨곤 못 본다!”며 계속 반대하신다. 착한 아들 B군은 어째야 할까.


 C양은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자라 가톨릭계 대학교를 다녔는데 좋은 남자를 만난 후엔 그동안 마음 한 구석에 깊이 지녔었던 수녀가 되는 꿈을 버리고 결혼을 작정한다. 그런데, 그 남자를 따라 처음으로 시부모님이 되실 분들을 뵈러 간 자리에서 그 어르신들은 입을 모아 “왜 하필이면 천주교냐. 우리 집안은 대대로 장로교 집안이고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목사이시고 나도 권사인데 말이다.”라고 하시며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장로교 며느리 말고는 절대로 안 된다!”라고 하신다. 목사 아들인 그 남자친구는 C양에게 뭐라고 해야 할까.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이라는 말은 자녀의 여린 가슴에 대못을 박는 폭력일 수 있다. 유교문화권에 있는 경우엔 부모에게의 복종이 곧 효도라는 식의 인식이 있기에 그것을 거스르는 자녀들은 죄책감으로 일생 동안 마음 고생을 할 수도 있다. 반대로, 부모의 뜻에 순종만하며 살다가 부모가 떠나게 되면 자녀는 이미 궤도 수정이 불가능해진 본인의 삶에 대해서 깊은 후회와 회한을 지닐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이라는 말은 설득력도 떨어진다. 부모의 여생보다는 길겠지만 자녀 역시도 삶이 단 한번뿐이며 마찬가지로 늙어가다가 언젠가는 눈에 흙이 들어갈 것 아닌가.



유교문화권에 있는 경우엔 부모에게의 복종이 곧 효도라는 식의 인식이 있기에
그것을 거스르는 자녀들은 죄책감으로 일생 동안 마음 고생을 할 수도 있다.

사진 출처 - 한겨레


 그렇다면, 자녀는 어떻게 하면 설득력 있고 정당하게 부모에게 대응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인권’이 좋은 방안일 것이다.「세계인권선언」제15조(모든 인간은 국적을 가질 권리와 바꿀 권리를 갖는다), 제16조(성년에 이른 남녀는 인종, 국적 또는 종교를 이유로 한 어떤 제한도 받지 않고 결혼할 권리를 갖는다), 제18조(모든 인간은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가 있다), 이러한 조항들은 자녀와 부모는 똑같이 일인분씩의 피조물이며, 자녀는 보호의 객체가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서 부모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음을 정당하게 주장할 수 있게 한다. 그와 동시에, 부모는 “부모가 자녀의 인권을 최대한으로 존중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니? 네 행복은 네가 가장 잘 알겠지. 네 행복이 곧 부모의 행복이란다.”라고 말해야 맞다.


 혹은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에게 귀를 기울여 보면 어떨까? 그는 그 유명한 책「예언자」중의 ‘아이들에 대하여’라는 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대들의 아이라고 해서 그대들의 아이는 아닌 것. 아이들이란 스스로 갈망하는 삶의 딸이며 아들인 것. 그대들을 거쳐 왔을 뿐 그대들에게서 온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비록 지금 그대들과 함께 있을지라도 아이들이란 그대들의 소유는 아닌 것을.” “그대들은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마저 줄 순 없다. 왜? 아이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들은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속에서도 가 볼 수 없는 내일의 집에. 그대들 아이들과 같이 되려 애쓰되 아이들을 그대들과 같이 만들려 애쓰진 말라. 왜? 삶이란 결코 뒤로 되돌아가진 않으며, 어제에 머물지도 않는 것이므로.”


 그렇다, 인권의 발달사 역시도 거꾸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는 자녀들 역시도 부모에게 “난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꼭 이렇게 해야만 해요. 부디 이해해 주세요.”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시대 아닌가 싶다. “다시 태어난다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 삶을 살고 말거야!”라는 말보다 더 슬픈 말이 있을까?


 자녀는 부모를 떠나게 마련이다. 지브란은 부모와 자녀와 신을 함께 얘기한다. “그대들은 활, 그대들의 아이들은 마치 살아 있는 화살처럼 그대들로부터 앞으로 쏘아져 나아간다. 그리하여 사수이신 신은 무한의 길 위에 한 표적을 겨누고 그 분의 온 힘으로 그대들을 구부리는 것이다. 그분의 화살이 보다 빨리, 보다 멀리 날아가도록.” 그러면서 지브란은 부모에게도 위안의 말을 잊지 않는다. “그대들 사수이신 신의 손길로 구부러짐을 기뻐하라. 왜? 그분은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시는 만큼, 또한 흔들리지 않는 활도 사랑하시므로.”


김 녕 위원은 현재 서강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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