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행방불명됐다가 나타난자, 실정에 어두운자 등

현 정부에 불만 많은 사람의 사례론 촛불시민 들어

사회 유명 인사들의 잘못된 행태를 꼬집는 풍자를 담은 '스파이 식별요령'이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원래 '스파이 식별요령'은 '수상한 사람'들의 행동이나 행적, 말투 등을 예시하면서 이런 사람을 발견하면 정부기관에 신고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장기간 행방불명 되었다가 나타난 자'로 지목됐다. 이는 군미필인 안 대표가 군입대와 관련해 행적을 알 수 없었던 기간이 있었던 것에 빗댄 것이다. 누리꾼들은 '행불상수'라는 별칭을 이미 붙여줬다. 안 대표는 최근 연평도 포격 사건 때 보온병을 들고 포탄이라고 말해 대한민국을 웃음의 도가니로 만들어 '보온상수'라는 별명까지 새롭게 얻었다.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은 '담배값 등 한국 실정에 어두운 자'로 풍자됐다. 그는 지난 2008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라디오 토론에서 버스비가 얼마인 줄 아냐는 공성진 의원의 질문에 "굉장히 어려운 질문을 했는데 요즘은 카드로 계산하지 않습니까. 한 번 탈 때, 한 70원 하나"라고 답했다가 서민들의 비난과 탄식을 들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직업 없이 사치 생활을 영유하는 자'로 지목됐다. 전 전 대통령은 전재산이 29만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남부럽지 않은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국가로부터 2205억원의 벌금을 추징당하고서도 1672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그동안 추징금을 내지 않다가 추징시효 7개월 남짓 남은 지난 10월 300만원을 낸 바 있다. 추징금은 1원이라도 납부하면 3년씩 강제집행이 면제된다.

이밖에 툭하면 외유성 연수가 잦은 공무원은 '연고자 없이 해외여행이 잦은 자'로 지목됐고, 지난 광우병 쇠고기 파동 때 촛불을 켠 시민들이 '현정부에 불만이 많은 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올랐다.

정부에서 배포한 '스파이 식별요령'에는 새벽에 등산복차림으로 출현하는 자, 갑자기 생활수준이 높아진 자, 심야에 라디오를 청취하는 자, 군부대 주변을 배회하는 자, 현 정부에 불평불만이 많은 자, 직업없이 사치생활을 영위하는 자, 군부대 상황을 알려고 하는 자, 연고자 없이 외국여행이 잦은 자 등을 수상한 사람으로 들고 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