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석가탄신일 이브 날이다. 올해도 연등회를 보기 위해 사벌에 있는 용해사에 갔다. 거기에 계시는 무진 스님과는 몇 년 전부터 교류가 있었다. 절에 도착하자 무진 스님과 불자들이 온 마음으로 환영했다.
우리는 귀빈의 대우를 받았다. 저녁 8시, 부처님 탄신의례가 시작되었다. 무진스님의 법문은 깊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면서도 내 마음에 다가왔다. 날은 어두워지고 연꽃 등에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 피어난 불꽃은 형용색색으로 아름다웠다.
불교는 기독교와는 매우 다른 전통에서 자라왔다. 의례와 형식도 많이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고 상응하는 점이 있었다.
첫째, 불자들은 탐.진.치로부터 이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려고 한다. 둘째, 불자들은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 어떤 생명이라도 죽여서는 안 된다(불살생)는 것이 불교의 기본교리이다. 어제 스님이 하신 말씀의 내용은 바로 이것이었다.
나는 한국의 주요 종교인 두 종교가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여 이 땅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일하기를 바란다. 돌아오는 길에 아카시아 향기가 진동하였다. 밤공기는 더 없이 상큼하였다. 이 향기를 맡으면서 밤새도록 달려가고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