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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시위의 비밀 '10대 인터넷 사이버커뮤니티'

2008-12-19 23:13:44, Hit : 4583

작성자 : 관리자

장우영 교수 시사IN 기고문에서 분석...거대 정치변화의 서곡

[데일리서프] 2008년의 늦봄과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군 촛불집회의 주인공들은 단연 ‘10대 청소년’들이었다. 그들은 스스로 피켓을 마련하고 나왔고, 질서를 유지하기도 하고, 열정으로 구호를 외쳤고, 흥겨운 무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 결과 10대 여학생이 촛불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일러스트 ‘촛불소녀’는 그 뜨거운 거리의 열기를 상징하는 그림이 되었다.



	▲ 지난 4월 19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된 청소년 집회의 한 장면 ⓒ데일리 서프라이즈

촛불집회 당시 10대 청소년들의 참여열기의 중심에는 ‘사이버 커뮤니티’가 있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시사주간지 시사IN 최근호(66호)에 기고한 “10대 촛불의 비밀은 사이버 커뮤니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청소년 중심의 인터넷 생활 커뮤니티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분석했다.

그간 한국사회에서 청소년의 정치참여는 서구와는 달리 매우 소극적이었고, 이는 장기간의 유교문화와 권위주의 통치로 설명되어 왔다. 장교수는 2008년 촛불시위에서 목도된 청소년 정치참여는 ‘대단히 이례적인 현상’이었고, 과거 4·19 혁명과 유신반대운동, 1987년 민주화운동 등에서 보인 후방참여와는 달리, ‘50~60%가 청소년으로 구성될만큼 폭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분석했다.

‘안단테’라는 필명의 일개 고등학생이 대통령 탄핵이라는 고강도의 정치적 목표를 제시하고 139만명의 온라인 청원을 동원했다. 이어, 연예인, 패션, , 요리 등 정치와 무관한 커뮤니티 공간들 중에서 청소년 커뮤니티들도 별도 을 만들어 엄청난 콘텐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장교수는 대표적으로 ‘엽혹진(http://cafe.daum.net/truepicture)’ ‘쭉빵(http://cafe.daum.net/ok211)’ ‘연이말(http://cafe.daum.net/nowwetalktwo)’ 등을 예로 들면서 연예인 추종 까페들의 활동을 소개했다. 그들은 ‘무슨 돈으로 촛불을 샀냐’는 대통령의 질문에 대해 이들은 ‘200만원을 모금한 내역과 지출사항을 공개’하기도 했고,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거두어 촛불과 물대포용 비옷을 구입했다. 한 커뮤니티 모금에서는 “비루한 금액 죄송”이라는 이름으로 몇백원의 돈을 송금하기도 했다. 그렇게 10대들은 자신의 용돈을 모아 몇천만원의 돈을 만들어 의견광고를 내고, 집회비용을 마련해 갔던 것이다.

장교수는 미디어 다음에서 청소년 운동 까페를 조사해 본 결과, “대학생(12개)보다 중·고생(20개) 카페가 더 많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또 촛불집회에서는 ‘여자 청소년’의 참여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 점에 대해 장교수는 ‘남녀 청소년 간 인터넷 이용 행태의 차이’를 꼽았다. 나은영 교수(서강대·신문방송학)의 2007년 연구를 인용하면서 남학생은 게임형이, 여학생은 블로그형이 지배적인 행태를 분석했다. 즉, 남학생들이 ‘일반적인’ 인터넷 이용 행태를 보이는 데 반해 여학생은 ‘목적의식적’ 행태를 보였고, 여학생들의 ‘무리 지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모여 소통했음이 바로 ‘활발한 여학생 참여’를 설명하는 가 되었다.

촛불집회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4월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마당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학교자율화 조치 반대 집회’가 열린 바 있다. 당시 중간고사 직전인 시간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모이진 못했지만, 200여명의 학생들은 진지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 힘은 10여일 후에 터져 나온 촛불집회에서 수십만배로 커져서 분출되었다.

장교수는 “사회정치적 의제에 대해 상당한 관심과 비판의식을 제도적으로 해온 논술 세대의 반란이 비단 촛불로 그 막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이 촛불시위에서 공유한 집단의식과 역사적 경험은 장차 거대한 정치변화의 서막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글을 맺었다.<데일리서프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