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등 민간사찰 주도자들 소속
여당의원도 “속속 밝혀야”
대선때 MB선거운동 돕기도
정치권이 1일 영일·포항 출신의 공직자 모임인 ‘영포회’에 집중포화를 쏟아부었다. 이 모임 소속 인사들이 민간인 불법사찰을 주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사찰을 담당한 이인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은 그동안 공식 보고 라인이 아닌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게 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는데, 두 사람 모두 영포회 멤버다.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1일 <기독교방송>에서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누구의 지시를 받아서 공직윤리지원관이 민간인을 내사하게 됐는지 속속들이 밝혀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소문으로만 알려졌던 영포회라고 하는 지역 네트워크에 대해 철저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 지역의 인맥과 친분 있는 인사들이 사실상 친위조직의 성격으로 변질돼 공직사회를 감시하고 호가호위하다 못해 민간인 부분까지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이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능가하는 전형적인 게이트 사건”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또한 “포항 출신 대통령이란 백(뒷배경)으로 호가호위를 해온 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로, 대통령은 그동안 이를 방관·용인해왔다는 점에서도 책임의 범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이를 밝혀내기 위해선 특검 또는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영포회의 행태는 영락없는 동향 출신 조폭 모임”이라며 “영포회 모임은 자진해서 해산하고, 이들의 비리행태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80년 만들어진 영포회는 본래 고향이 같은 5급 이상 공무원들이 모이는 친목모임 정도였으나 포항 출신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부터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영포회 초대 총무를 맡았던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처음엔 20~30명 정도가 모여 고향 발전 문제, 장학금 사업 이런 걸 의논하는 모임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등 정치인·기업인들이 자문위원·고문 등을 맡았다. 이후 법조·언론·경영 등 각 분야의 이 지역 출신 인사들이 모이는 향우회로 발전했다.
영포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는 이 모임 출신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이 대통령 선거운동을 직간접적으로 도왔다”고 말했다. 2008년 11월 영포회 모임에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참석해 “우리의 영도자 이 대통령을 위해 힘껏 지원하는 열정을 가슴에 새기자”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한겨레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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