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로 끝난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들이 현 정부 심판론에 동조한 결과이다. 이는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상식이다. 그러기에 한나라당 정몽준의 사퇴는 무슨 대단한 반성이 아니라 분노한 민심을 추스르기 위한 당연한 선택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다.
야당이 요구한 정운찬 총리의 퇴진 요구를 묵살하고 나선 것이다.
정운찬 총리는 앞으로 가슴을 더 열고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고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받들도록 하겠다며 사퇴없이 자신의 업무를 지속할 것을 표방했다.
이것이 정운찬의 개인적 판단이라면 정신 나간 총리라 비판하면 끝날 일이다. 그러나 정총리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청와대와의 교감 끝에 나온 이야기 인지라 문제가 심각하다. 누군지도 밝히지 않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라며 청와대는 7.28일 재보선 이전에 국면전환용 개각은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익명으로 청와대의 의사를 언론에 흘리는 처사도 참 기이한 행각이다. 게다가 지방선거의 결과를 보며 전혀 반성할 생각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이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정총리와 청와대의 몰염치한 행동은 이미 예상된 일이다.
정총리는 선거이후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명박 정부는 나름대로 열심히 일 했고 작지않은 성과도 거뒀지만 그 실상이 아직 국민에게 전달되지 못한것 같다"고 언급했다. 즉 이명박 정부의 성과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내지 못한 것이 선거패배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어디 이런 류의 생각이 비단 정총리 개인의 생각이겠는가?
촛불 항쟁시 눈물로 호소하며 고개를 숙였던 청와대가 2년이 지나고 나서 촛불의 반성을 요구한 것이 엊그제 일이다. 촛불에 반성을 요구한 청와대식 시각으로 보자면 지방선거 패배는 간단히 해석된다. 무식한 국민들이 국가안보가 위기인 상황에서도 나라 경제를 살려내고 있는데 야당의 무책임한 선동질에 넘어간 것이다.
촛불에 이어 국민들이 반성할 거리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청와대 논조로 보아 재보선이후에 개각은 자성의 개각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반성을 강요할 개각이 될 전망이다.
국민들이 반성하게 될지 청와대가 반성하게 될지 흥미진진하 지켜 볼일이다.<주권닷컴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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