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6일(일) 대전 산내 학살(7000여명 추산)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하여 올린 추도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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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찢어지고 땅이 꺼지는 청천벽력이었습니다. 뼈가 으스러지는 모진고문 끝에 이곳 산내골짜기로 실려와 총살당했습니다. 지금도 구천을 헤매고 있을 원혼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여러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변함없이 김종현 유족회장님을 중심으로 굳게 뭉쳐 이렇게 매년 위령제를 울리고 계시는 여러분의 지극하신 효심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당시 대전 형무소에는 제주 4.3시, 일부 극악무도한 일경출신 친일경찰과 서북청년단의 야만적 행패에 맞서 제주도민을 위해 분투 헌신하셨던 분들을 비롯해 전국 곳곳의 민족의식 있는 정의로운 분들이 빨갱이로 몰려 이송되어 왔습니다.
산내 유족님들과 제주유족님들이 서로협력, 자신들의 부모님들뿐만 아니라 여기 흩어져계신 모든 원혼들을 추모하며 정성스레 제를 올리고 있음에 실로 큰 감명을 받습니다.
당시 이승만은 정권욕에만 눈이 어두워 국민안위에는 관심 없었습니다. 정적 타도에 광분한 그는 민족세력 말살에 혈안 된 친일분자들을 촉탁하여 강산을 피로 물 드렸습니다.
그 악폐가 지금까지 이어져 권력자들에겐 국민이 안중에 없습니다. 거짓 선동을 일삼는 몇몇 신문과 짝하여 국민을 속이고 몸서리치는 공안정국을 또다시 연출하려 들고 있습니다.
저들은 중ㆍ고등학생들이 점화하여 들불처럼 번져 가고 있는 저 희망의 촛불을 반미좌파로 몰아붙여 매도하려 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탓을 촛불로 돌리려 하고 있습니다. 본질적 작태는 산내학살 당시와 조금도 다를 바 없음을 보며 통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족자존의 대의를 품으시고 당당 정직하게 살아오신 죄 때문에 평생 고난의 길을 걸으시며 별별 고초를 당하시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가신 선조님들의 비통했던 삶과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역사의 진실을 떳떳이 밝혀 가해자를 진심으로 용서 화해할 수 있는 그런 새날을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2008년 7월 6일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 표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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