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한미간 쇠고기 재협상 요구를 외면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장관 고시를 끝내 강행하고 말았다. '추가 협상'에 대한 국민 불안이 들끓고 있는데 서둘러 장관 고시를 하는 정부의 변명이 참말로 가관이다. 더 이상 미루면 미국이 불신하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이로써 이명박 정부는 섬겨야할 국민은 버리고 미국을 섬기는 정부를 자처한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임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추가 협상' 이후 논란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협상 내용은 허점투성이 이고, 기만적인 정부의 행태가 하루가 멀다하고 만천하에 폭로되고 있다. 정부는 추가 '협상'을 했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추가 '논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또 정부는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30개월 이상 쇠고기에 대한 수입을 '무기한' 유예할 수 있다고 하지만, 미국은 '한시적'이라고 못을 박았다. 뿐만 아니다. 정부는 미국 정부가 QSA(품질체계평가) 프로그램을 보증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업체의 그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수출증명(EV) 프로그램이 실행되던 때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50% 이상에서 뼛조각이 발견된 경우에 비추어 보면 정부의 말은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내장과 등뼈 등 광우병위험물질은 그대로 들어와 국민들 식탁에 올라갈 상황이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우리나라는 수입을 중단하지도 못한다. 전문가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추가 협상' 내용에 대한 정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국민과 소통하겠다.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 반대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헌데 대국민사과를 한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서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 버렸다. 촛불시위를 '국가 정체성 도전'으로 규정하고 '엄격 대처'를 선언해 국민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반적 절차도 무시하고 장관고시를 일사천리로 밀어 붙이고, 촛불항쟁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다. 장관고시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초등학생, 80대 노인, 국회의원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연행해 갔다. 촛불든 국민들 머리와 얼굴을 향해 물대포를 난사하고, 소화기를 무차별 뿌려대는가 하면, 하루새에 1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잡아 가두었다.
국민들이 '추가 협상'에 대해 우려하고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느닷없이 고시를 강행하고,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표독스럽게 돌변한 데는 미국의 압력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24일 데이너 페리노 미 백악관 대변인은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진전시킬 수 있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압박했다. 대통령이 '엄격 대처' 지시를 내린 것도 이 때부터고, 하루아침에 장관 고시에 대한 입장을 뒤엎어 버린 날도 같은 날이다. 미국의 말 한마디에 대통령, 정부, 여당이 일사분란한 행동통일에 들어간 것이다.
정부의 무모한 장관 고시 방침에 격분한 국민들의 투쟁이 격화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에는 안중에도 없고, 미국만 섬기는 정부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정부는 공안정국 조성 등 물불 안 가리고 미국의 요구대로 밀어붙일 태세다.
지금이야말로 성난 민심을 보여줘야 할 때가 왔다. 6`10 100만 촛불대행진에 참여 한 모든 국민들, 미국산 쇠고기에 반대하고, 국민을 버린 정부에 분노하는 모든 국민들이 손에손에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이성 잃은 정부를 심판해야 할 때이다. 다시 한 번 학생들은 책을 덮고, 노동자는 일손을 놓고, 엄마들은 유모차를 끌고, 가족과 함께, 이웃, 직장 동료와 함께, 전국해외 방방곡곡에서 수백 수천의 촛불대행진을 열어가자. <민중의소리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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