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4·11 총선을 ‘로 키(Low Key·절제하는 전략)’로 가고 있다. 정권 심판론이 부각되는 것을 피하려 전면에 나서지 않고 의제 관리 등을 통한 보이지 않는 지원에 주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당에 부담이 될 청와대발 총선 악재는 이어지고 있다.
민간인 사찰 문제는 점점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총리실의 불법사찰과 은폐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민간인 사찰은 전형적인 권력남용 사례로 정권의 도덕성을 뿌리부터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56)이 2010년 9월 최종석 당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을 시켜 민간인 사찰로 구속된 이인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과 진경락 총괄지원과장 가족에게 금일봉을 전달한 게 확인되면서 윗선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미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수사 무마에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고,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출국을 금지하는 등 검찰의 재수사도 시작됐다.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61)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민정수석과 이영호 비서관한테서 민간인 사찰 관련 보고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59)이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43)에게 잘못 보낸 공천 관련 문자메시지도 악재다. 공천위원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공천 사실을 알려준 이 문자메시지로 청와대가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수석은 지난 15일 문자메시지가 공개되자 “누구에게 보내려던 문자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자 김 대변인은 다음날 “(내게)두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못 받았다”며 “통화까지 시도했는데 누구에게 보냈는지 모르겠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이상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61)은 16일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한 것이라고 볼 것 같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것도 이런 경우”라며 “정치불개입 원칙을 깼다는 것이고 큰 악재”라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 때 불거졌던 BBK 실소유주 논란도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BBK투자자문주식회사 회장 겸 대표이사’라고 새겨진 명함이 미국 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사실이 지난 12일 공개됐다. BBK 의혹을 제기했던 김경준씨(46)도 옥중에서 무소속 유원일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협박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등 다시 입을 열기 시작했다.<경향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