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당시 군사정권에 맞서 세상에 진실을 알린 것은 로만칼라의 성직자들이었다. 20여년이 지난 현재, 거대 자본 삼성의 부정과 비리를 일리며 경제민주주의의 횃불을 든 것도 사제단이다.
25일 오후 8시에 방송되는 KBS 1TV 은 역사의 고비마다 시대의 양심을 대변해 온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이야기를 전한다.
43년 간 민주주의와 인권, 통일과 생명, 정의를 외치며 길 위의 삶을 이어온 신부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카메라에 비친 이들의 일상은, 그러나 투사나 운동가가 아닌 평범한 신앙인의 모습이다. 사제단 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식 신부. 경북 안동시 옥산성당의 사제인 그는 미사가 있는 날 직접 승합차를 운전해 신자를 태우고 다닌다.
사제단 수도회 대표인 홍천 작은 형제회의 유이규 신부. 그도 가난, 정결, 순명이라는 사제의 세 가지 약속을 지키며 검박하게 살아간다. 수사들과 함께 직접 농사를 짓고 밥을 해 먹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유 신부의 삶이다. 그는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들을 위해 사는 것. 그것이 우리들이 가야 할 길”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세월이 갈수록 탁해진다. 존경과 박수보다는 “사제가 왜 자꾸 세상 일에 나서느냐”는 질문이 잦아졌다.
사제단의 답은 분명하다. 말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말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외치고 싶어도 외칠 수 없는 약한 자를 대신해 싸우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는 소명이라는 것이다. “힘 많은 사람이 힘 없는 사람을 섬기는 세상이 완성된 민주주의, 하나님의 나라입니다.”(김영식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