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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전 <동아> '추석 없다' 보도, 지금 '딱'이네 <오마이뉴스펌>

2010-09-10 04:29:48, Hit : 4808

작성자 : 운영자
- Link #1 : at_pg.aspx?CNTN_CD=A0001443802



















  
2000년 9월 9일 <동아일보> 1면.
ⓒ <동아일보>



동아일보


[정치 톺아보기] MB 정부 2년반, 통계로 본 추석 민심

추석 분위기가 썰렁하다. 전국 어디를 둘러봐도 마찬가지다. 천고마비, 청명해야 할 가을하늘이 잿빛처럼 느껴진다. 소원을 빌 둥근 보름달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까.

 특히 지난달 말 지역경제를 지탱해온 우방이 부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대구지역은 암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부도사태와 관련된 협력업체는 1300여개, 관련 종사자만 1만3000여명. 한마디로 우방사태의 피해를 당하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다.


 '한국 제2의 도시' 부산도 예외가 아니다. 부산 경제의 지표인 어음부도율은 0.2%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낮다. 그러나 '더 이상 부도날 기업이 없기 때문에 부도율이 낮다'는 아이러니는 부산을 포함한 우리 경제 전반의 '우울함'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10년 전 오늘(2000. 9. 9) "대구 부산엔 추석이 없다"는 제목의 <동아일보> 1면 머리기사는 이렇게 시작했다. 1면 머리기사로는 민심을 충분히 전달하기에 부족했던지 8면에서 한 면을 털어서 ▲신음하는 영남경제 - 대구지역/연쇄부도 공포..."추석 쇠기 겁난다" ▲신음하는 영남경제 - 부산지역/실업률 6.6%..."환란 때보다 어렵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해마다 추석이면 되새기게 되는, <동아일보> 90년 역사에서 몇 손가락에 꼽힐 만한 '불후의 명작'이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김대중 정부가 집권 반환점을 막 돈 시점이었다. 호남의 조선인 자본이 모태가 된 <동아일보>가 이렇게 부채질할진대 영남 민심이 떠날 수밖에. 개인적으로는 필자의 마음도 몸담고 있던 동아일보사를 떠나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필자는 이듬해 추석을 쇠고 동아일보사를 그만뒀다.


 <동아>의 추석 민심 르포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만한 탐사보도'?


 사실 '추석 쇠기 겁난다'는 말은 지금도 명절 때면 누구나 곧잘 쓰는 말이다. '환란 때보다 어렵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은 이 좁은 땅에서 유난히 대구-부산의 지역경제만 어렵다는 사실을 족집게처럼 잡아냈으니 대단한 탐사보도였다. 오죽했으면 당시 진중권씨가 이 기사에 대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만하다'고 조롱했을까 싶다.


 "어느 정권이든 두 개의 도시만을 골라 의도적으로 경제적 불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면 아마 '초정밀 경제조정' 분야에서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만하다. 누가 봐도 이것은 속 들여다보이는 지역감정 조장 발언이다. 슬픈 일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식의 선동이 아직까지 먹혀든다. 게다가 이것이 아예 우리 정치문화의 하부구조를 이룬다."


 <중앙>에 이어 '지역감정 부추기기' 경쟁의 막차를 탄 <동아>의 '위대한 발견'을 계기로 한나라당은 당시 새천년민주당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한껏 옥죄었다. 정형근 등 색깔론과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데 천부적 소질을 가진 일부 정치인들은 툭하면 대구-부산으로 달려가 군중집회를 열었다. 흥분한 군중은 "IMF 이후 경상도의 공장을 전라도로 뜯어갔다"느니 "영남의 아들딸은 호남에 일자리를 빼앗겨 취직을 못한다"느니 하는 정치적 마타도어를 쉽게 정설로 받아들이곤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오늘, "추석 분위기가 썰렁하다. 전국 어디를 둘러봐도 마찬가지다"로 시작하는 '불후의 리드'는 오히려 현재의 상황에 딱 들어맞는다. 정론직필의 궤도를 이탈한 <동아>는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10년 앞을 내다본 선견지명과 천재성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MB 정부 들어 소득의 속도를 앞지른 '빚의 속도'


 지구상에 빛의 속도보다 빠른 것은 없다. 그래서 흔히 투수의 빠른 공을 '광속구'라고 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빚의 속도'가 '소득의 속도'를 앞질러 가계의 주름살을 더 깊게 만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불평등의 심화다.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계층 간 소득불균형이 심화되는 가운데 저소득층은 소득의 7~8배나 되는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통계로 본 이명박 정부 2년 반은 절반의 성공이 아닌 절반의 실패다. 한마디로 역주행 2년 반이다.


 우선 참여정부 5년 평균 6.6% 증가했던 근로자 명목임금상승률은 ▲2008년 3.1% ▲2009년 1.5%로 증가율이 내림세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참여정부 5년 평균 3.6%였으나 MB 정부 들어서는 ▲2008년 -1.6% ▲2009년 -1.3%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처음이다.


 서민 빈곤화의 상징인 엥겔계수 또한 10년 만에 최악이다. 총지출에서 식료품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한 값인 엥겔계수는 ▲2003년 12.7%에서 ▲2007년 12.2%로 하락했으나, ▲2008년 12.5%로 상승했다가 ▲2009년에는 13.9%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MB 정부 들어서 엥겔계수가 상승한 것은 가구소득 감소로 소비여력이 줄어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식료품비 비중이 커지고 그만큼 서민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 실질소득 추이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했다.
ⓒ 통계청



실질소득


나랏빚 증가 속도도 OECD 최고


 추석을 앞두고 지난 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 가계의 엥겔계수는 13.3%로 집계됐다. 엥겔계수 상승에 따른 부담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게 더 커진다. 가격이 급등한 채소·과일류에 대한 지출액이 소비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득 하위 20% 가구가 1분기 3.98%에서 2분기 5.15%로 1.17%포인트 높아졌다. 반면에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 가구에서는 이 비중이 2.31%에서 2.78%로 0.47%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엥겔계수는 늘어난 가운데 가계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소득의 증가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6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 711조6천억원은 직전 1년간 총처분가능소득(GNDI) 1117조1천억원의 약 64%를 차지했다. 지난 2003년 상반기 말의 54%와 비교하면 10%포인트나 높다. 더욱이 가계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바람에 가계의 부채 상환능력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이 문제다.


 가계부채가 이 모양인데 나라살림이라고 해서 온전할 리 없다. 나랏빚의 증가 속도 또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르다. 나랏빚은 ▲2007년 말 298.9조 원에서 MB 정부 들어서 처음으로 300조 원대(2008년 309조 원)를 돌파하더니 ▲2009년 360조 원을 기록했다. 올해말이면 국가채무가 40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데, 궁극적으로 정부가 상환을 책임질 수밖에 없는 공기업 부채를 포함하면 무려 700조 원대이다.


 일자리라도 늘어나면 청년 세대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걸 수 있으련만, 지난 1월 현재 이미 실업자 121만6천 명, 실업률 5.0%로 IMF 환란 뒤인 2001년 3월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MB 정부는 매년 60만개, 임기 5년간 300만개 일자리를 공약했으나, 지난 2년간 일자리 창출 성적표는 ▲2008년 14만개 창출에 불과했고 ▲2009년에는 대규모 재정지출에도 오히려 7만2천개가 감소했다.


 참여정부 평균 59.7%였던 고용율 또한 ▲2008년 59.5% ▲2009년 58.6%로 감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식통계에 잡히는 실업자 이외의 취업준비자, 구직포기자, 18시간 미만 취업자를 합한 '사실상의 실업자'는 400만명을 돌파함으로써 MB 정부는 '400만 백수 시대'를 열었다.


 노인 자살율도 OECD 국가 중 1위


 문제는 고용의 질이다. 감소한 고용률마저 상당 부분 정규직 일자리를 줄여 비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는 제살깎기 일자리 정책에 의존하고 있다. 2007년 8월 570만3천 명이었던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2008년 8월 544만5천 명으로 감소했으나 ▲2009년 8월 575만4천 명으로 30만9천 명이 늘어났다. 그런 가운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2007년 73만2천 원에서 ▲2008년 83만1천 원 ▲2009년 99만9천 원으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소득 양극화의 추세는 더 강화되었다. MB 정부 들어 부자 감세의 혜택은 부자에게 돌아가고 일자리 감소로 서민 소득이 감소한 탓이다. MB 정부 들어 고소득층인 상위 20%를 제외한 하위 20%와 중위 40%층(중산층 이하) 가구들만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07년 0.344에서 ▲2008년 0.348로 상승했다.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MB 정부는 G20 정상회의 유치를 최대의 외교치적으로 내세우지만, OECD에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자살율(10만 명당 자살 사망자 수)이 1위인 '후진'국이다. 특히 노인 자살의 급증은 노인 소득빈곤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OECD에 따르면 30개 회원국의 65세 이상 노령인구의 소득빈곤율은 평균 13.3%인데 한국은 무려 45.1%다. 이는 전체 노인인구의 평균소득에 미치지 못하는 노인의 비율로 한국 노인 100명 중 45명은 가난하다는 뜻이다. 2위인 멕시코의 28%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교육을 통해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MB의 성공신화 또한 거짓이 된 지 오래다. MB 정부는 "학교 만족 2배, 사교육비 절반, 교육재정 GDP의 6% 확보"를 공약했으나 사교육비는 ▲2007년 20조 원에서 ▲2008년 21조 원으로 오히려 증가했고 교육예산은 ▲2009년 39.2조 원에서 ▲2010년 37.8조 원으로 오히려 1.4조 원 감액 편성했다. 자신의 공약을 헛되게 하는 거침없는 역주행이다.


 이처럼 서민경제는 파탄 나고 나라살림은 거덜난 가운데, 노인들이 죽기는 쉽지만 살기는 힘든 나라에서 개천에서 용 나기도 틀렸으니, 이런 판에 추석이 있을 리 없다. '불후의 명작'을 패러디해 표현하면 '잃어버린 10년' 만에 지금 온 나라에 추석이 없다.


 아니, 한반도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 냉전회귀적 남북관계와 태풍 수해를 당한 북한까지 감안하면, 지금 '한반도엔 추석이 없다'고 해야 더 정확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이 남긴 이 '불후의 명작'은 10년 뒤에도 한국 현실에 널리 적용되는 경제학 '이론'을 토대로 한 '고전'인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오전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청와대



이명박
덧붙이는 글 | * 참고로 증권투자협회의 연도별 회사채 부도율 통계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은 6.5%였지만, 2000년은 1.77%였고, 2003년엔 1.45%였고, 글로벌 금융위기 있었던 2009년은 3.24%로 그 곱절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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