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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지식경제와 박근혜 창조경제는 다를까/최우성 한겨레 경제부 정책금융팀장

2013-01-19 05:16:51, Hit : 3629

작성자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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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두뇌’를 기반한 신성장동력 닮은 꼴
토건·개발로 간 엠비정부 재연될라








최우성 경제부 정책금융팀장

“‘융합의 시대’에 대응하여, 다양한 분야의 융합기술이 창출되고 응용되어 신산업이 탄생하도록 융합산업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민국’이란 제목이 붙은, 이명박 한나라당(당시) 후보의 17대 대선공약집에 담긴 한 문구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기존의 산업자원부를 뼈대로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조직 일부를 더해 ‘지식경제부’라는 이름의 거대 부처를 탄생시켰다. 우리 산업을 지식기반형 경제와 기술혁신형 경제로 탈바꿈시키는 과제를 맡는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당시 인수위에선 새 부처를 영문으로 어떻게 표기할지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열띤 논란 끝에 Ministry of Knowledge-based Economy로 일단 낙착됐다.(나중에 지식경제를 나타내는 부분은 다시 Knowledge Economy로 바뀌었다.)

그로부터 5년 뒤 <세상을 바꾸는 약속, 책임있는 변화>란 제목의 박근혜 후보 18대 대선공약집엔 이런 문구가 나온다.

“지금은 투자력으로 승패가 갈라지던 산업구조를 넘어 두뇌싸움(창조력·상상력·아이디어 등)으로 승패가 좌우되는 시기입니다…창의력·상상력에 과학기술을 접목한 창조경제 활성화와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운영을 위한 전담부서를 만들겠습니다.”

지난 15일 인수위는 현행 15부2처18청의 정부조직을 17부3처17청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신설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였다. 현행 교육과학기술부가 담당하는 과학기술 정책을 비롯해 각 부처에 두루 흩어져 있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관련 업무를 모두 끌어안게 된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의 정보통신기술(ICT) 진흥 업무까지 떠안는, 초대형 신설 조직이 탄생한 것이다. 대선공약집에 담긴 내용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지식경제와 창조경제. 얼핏 엇비슷해 보이는 이 두 단어는 대한민국을 지난 5년간 이끌어온 이명박 정부와 앞으로 5년을 책임질 박근혜 정부가 각각 내세우는 열쇳말이다. 두 정부의 자향점이자 핵심가치를 각각 반영한 야심작인 셈이다. 그럼, 지식경제와 창조경제는 서로 다른 대상을 가리키는 말일까? 만일 다르다면 과연 어떻게 다른 걸까?

지식경제와 창조경제 모두 그 출발선에선 부가가치 생산에서 보이지 않는 것, 만질 수 없는 것의 가치를 강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반영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전통적인 생산요소인 토지와 노동, 자본 이외에 인간의 창의력이나 인지력, 사고력, 학습능력 등 무형 요소의 중요성이 두드러지게 부각된다는 얘기다. 다만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란 표현이 일차적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하는 쪽에 좀더 무게를 뒀다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좀더 적극적인 의미를 띤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미래 먹거리 자리를 꿰찼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에서 창조경제를 선도적으로 구현할 미래창조과학부는 기초과학 및 융합시너지과학, 두뇌 집약적 창조과학 등 미래선도 연구 지원 역할을 맡게 된다. 박근혜 공약집엔 “창의성에 기반한 새로운 성장을 열어가는 변화의 씨앗이 되어야 한다”고 적혀 있다. 한마디로, 신성장동력이라는 얘기다.

지식경제가 창조경제로 옷을 갈아입더라도, 곧장 성공의 보증수표가 되는 건 아니다. 창조경제의 성공조건은 따로 있다. 단순하게 말해, 대나무 쪼개지듯 전체 경제 분야가 ‘전통’경제와 창조경제 둘로 나뉘는 건 아니다. 예컨대 도소매업은 물론이고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기존 산업부문은 전통경제에, 융합부문은 창조경제에 각각 속하는 게 아니다. 당연히 대립쌍이 될 수도 없다. 창조경제의 본뜻은 특정한 영역이나 부문을 가리킨다기보다는, 일하고(생산) 나눠갖는(분배) 방식, ‘경제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데 있다. 진정한 변화의 싹은 그간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오히려 전통 부문 안에서 쑥쑥 자라나야 하는 셈이다. 단지 미래 먹거리를 보장하는 그럴듯한 첨단산업 부문 하나 더 찾아보겠다는 식의 접근법만으로는, 지식경제를 외쳤음에도 실상은 토건경제와 개발경제로 뒷걸음친 이명박 정부의 5년을 재연할 가능성이 높다.

최우성 경제부 정책금융팀장 morgen@hani.co.kr <한겨레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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