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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정부개편안 ‘원안 통과’ 고집 버려야

2013-02-07 07:22:16, Hit : 4860

작성자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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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놓고 빚어지고 있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외교통상부의 충돌 양상을 보면 한마디로 양쪽 모두 수준 미달이라고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사안의 본질에서 벗어난 엉뚱한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통상조약체결권 분리는) 헌법을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부터 번지수가 틀렸다. 조약체결권은 누가 뭐래도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이를 외교장관에게만 위임해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김 장관을 향해 “궤변에 부처 이기주의”라고 맹공을 가한 것 역시 사안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조직 변경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체제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진단이다. 그런데 인수위는 이런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 진 부위원장이 제시한 근거도 고작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의정활동 경험상 통상은 외교부에서 하는 것보다 산업을 많이 관장하고 있는 산업통상부에서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었다. 정부조직 개편이라는 중대한 업무를 과학적 분석 결과가 아닌 박 당선인의 감각에 의존하고 있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인수위 쪽이 공무원 사회의 반발을 무조건 ‘부처 이기주의’로 몰아가는 것도 온당치 못하다. 외교통상부 주장에는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려는 의도도 깔려 있겠지만, 과거 정부가 외교와 통상을 묶어 운영했던 것도 그 까닭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꼭 바꿔야 한다면 통상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옮기는 것이 21세기 새로운 통상 환경에서 왜 필요하며 어떻게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한다. 이런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공무원들을 힘으로 억눌러 입을 막으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인수위가 내놓은 정부조직 개편안은 결코 무오류의 정답이 아니다. 대통령 직속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보내는 것이나, 전 국민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청도 장관급 기관이 아닌데 청와대 경호실을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것 등 개편안의 문제점은 곳곳에 널려 있다. 통상협상 기능 소관 문제도 미국 무역대표부처럼 독립적 기관을 만드는 방안 등 여러 가지 선택지가 열려 있다.

필요한 것은 박근혜 당선인이나 새누리당의 열린 자세다. 개편안은 비록 밀실에서 만들었지만 지금부터는 공개적 논의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손질하고 보완하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새누리당이 과거 야당 시절 정부개편안에 반대해 절충안을 이끌어낸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원안 통과를 지상과제처럼 여기는 자세는 공무원 사회는 물론 새 정부에도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 <한겨레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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