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재향군인회’(이하 평군)라는 소중한 선물을 옥천에 조심스레 풀어놓았다. 그리고 말했다. ‘바로 옥천이기 때문에 가능하리라 확신한다’고... 그는 옥천에서 평군의 특구를 꿈꾸고 있었다.
“나는 민족주의잡니다. 민족이라는 기준으로 우리 군을 보고 세상을 이해합니다. 우리 군대가 민족을 깨닫는 일이 가장 절실함에도, 반세기 이상 민족을 외면해 온 사실을 여러분께 알리고 싶습니다.”
- 아래 기사 전문 -
표명열(69) 장군. 육군 정훈감 출신의 예비역 준장. 낮선 이름의 그가 옥천을 찾았다. 그는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도 한 번은 들어보았을 ‘평화재향군인회’(이하 평군)라는 소중한 선물을 옥천에 조심스레 풀어놓았다. 그리고 말했다. ‘바로 옥천이기 때문에 가능하리라 확신한다’고... 그는 옥천에서 평군의 특구를 꿈꾸고 있었다.
“나는 민족주의잡니다. 민족이라는 기준으로 우리 군을 보고 세상을 이해합니다. 우리 군대가 민족을 깨닫는 일이 가장 절실함에도, 반세기 이상 민족을 외면해 온 사실을 여러분께 알리고 싶습니다.”
그는 민족주의자로, 보수주의자로 자신을 소개했다. 국군의 날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광복군이 창설된 9월17일이 아닌 이유로부터 시작해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반드시 개정돼야 하는 이유까지 민족주의자 표명열씨의 눈으로 읽어내는 우리 근현대사와 한국군이야기는 시간을 멈추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광복군을, 독립군을 잡으러 다니고 붙잡혀온 투사들을 일본군이 고문할 때 통역을 돕던 만주군관학교 출신들이 해방된 조국의 군대를 장악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한국군을 만든 것입니다. 국군의 날은 당연히 임시정부 광복군 창설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부터 시작해 조국이 군대의 정맥을 찾고, 군대에 만연한 일본제국주의의 잔재를 몰아내야 합니다.”
그래서 그는 예편이후 평화재향군인회라는 조직을 추진했고 기존의 재향군인회에 맞서 꾸준히 평화를 사랑하는 전역군인의 공동체를 가꿔오고 있는 것이다.
“놀랍지 않습니까? 5천88명이 전사한 월남전, 살아 돌아온 수많은 이들이 고엽제를 비롯해 온갖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있지만 재향군인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독재자들이 국민을 겁주기 위해, 자신의 입맛대로 예비역을 동원하기 위해 만든 지구상에 유례없는 조직이라 그렇습니다. 월남전 참전용사들이 국가유공자로 대우받지 못하고, 6.25참전병사들이 국가로부터 최소한의 생활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우리 후손들이 조국의 위기에 무엇을 하길 원하겠습니까?”
그의 분석은 명쾌하다. 조국이 부르기 때문에 전장으로 나갔고, 조국이 원하는 피를 흘렸지만 그들에게 돌아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들은 힘없고 빽 없는 가난한 청년들이었기 때문이다. 수십억의 예산을 쓰는 재향군인회에게 그들은 관심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고급 예비역장성을 위해 존재하는 재향군인회가 필요하다면 존재해야겠지요. 다만 우리 조국의 진정한 자신감과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할 사람들, 비록 전쟁에 나가지 않아도 되고 편하게 군 생활 할 수 있는 특권은 없지만 조국의 부름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조직이 우선해야 합니다. 바로 평군이 그 조직입니다.”
그는 반민족언론을 몰아낸 옥천을 주목했다. 그리고 거침없이 옥천으로 달려와 평군을 소개했다. 표 장군과의 짧은 인터뷰는 기자에게 군인이 아니라 선비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아니 그것은 진짜 ‘장수’의 모습이고, 우리 광복군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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