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이다, '강부자(강남·부자)'다 해서 이명박 정부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진이 비판을 받았지만 자세히 내면을 들여다보니 <동아일보> 출신과 서울시청 출신이 의외로 많다. 그런데다 <동아일보>와 서울시청 출신들은 하나 같이 땅 투기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은 <동아일보> 출신이다. 그리고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은 <동아일보> 집안 사람이다. 한편 박미석 사회정책수석과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은 서울시청 출신이다. 그런데 우연의 소산인지 이 다섯 명이 모두 땅 투기와 실정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거기다가 이 다섯 명 모두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까지 일삼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동아일보> 정치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냈다. 그는 2004년 서울에 살면서 부인 명의로 춘천시의 절대농지를 4인 공동 구매 형식으로 사들였다. 하지만 구매자 4인 중 어느 누구도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이것은 농지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이 대변인은 처음 "아무런 위법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하루가 지나서는 "농지를 갖고 있으면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실정법을 몰랐다"고 변명했다. 신문사 정치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낸 사람이 그것을 몰랐다고 하니 참 딱한 일이다. 그는 "요즘 강남 아파트 한 채가 30억씩 한다. 평균 35억 재산을 지나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은 <동아일보> 객원논설위원 출신이다. 그는 대학교 3학년 때 위장전입으로 지금 판교 인근에 땅을 샀다. 당시 주소지가 이 일대의 농가로 되어 있었던 그는 이듬해에 미국 유학을 떠났다.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은 <동아일보> 사주 김성수의 손자이자 <동아일보> 회장 김상기의 아들이다. 그 역시 판교 신도시 인근에 땅을 사 두었다. 그는 11살 때 자기 아버지가 자기 통장의 돈을 빼내 땅을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것은 땅 투기의 책임을 아버지에게 전가하는 발언처럼 들린다.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은 서울시장 인수위원과 서울복지재단 대표를 지낸 서울시 출신이다. 그는 논문 표절 의혹에다 영종도 땅 투기 의혹, 그리고 자경확인서 허위작성 혐의까지 받고 있다. 그는 "농사를 직접 지어야 한다는 실정법을 몰랐다"고 해명했는데, 이 말이야말로 농사를 짓지도 않으려면서 농지를 사들였다는 것이니, 스스로 투기 목적을 제 입으로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 이 땅을 사고 나서 4개월 후에 영종도 개발계획이 발표되었다고 한다.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은 정통 서울시청 공무원 출신이다. 그는 서울시 재무국장과 여성가족정책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 재직 시절 경기도 안산 땅을 배우자 명의로 불법 매입했다. 처음 그는 "노후에 대비하여 땅을 샀다"고 인정하며 사과하는 듯하더니, 불현듯 말을 바꿔 "남편이 나 몰래 땅을 샀다"고 발뺌했다. 그는 그 땅이 자기 명의로 되어 있는 사실도 몰랐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가 어려운 변명이다.
우연의 소산이겠지만 <동아일보>와 서울시 출신들은 하나같이 불법 땅 투기를 했으며 모두가 황당한 거짓말로 해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요컨대 이 대통령의 '동서'들이 가장 큰 문제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물론 <동아일보>나 서울시청 출신이라고 해서 모두 위 5인처럼 땅 투기를 했을 리는 없다. 하지만 청와대 수석진 중에 <동아일보> 출신이 모두 땅 투기를 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것은 <동아일보>라는 집단의 도덕성을 일정 부분 알게 해준다고 말할 수도 있을는지?
마찬가지로 서울시청 출신이라고 해서 부도덕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서울시청 출신 중에서 정부 공직에 참여한 두 사람의 도덕성은 수준 이하이며 그들의 해명은 구차한 정도를 넘어 기가 막힐 정도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람 보는 눈
우리가 알다시피 <동아일보>는 후보 시절부터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장 우호적인 기사와 논조를 유지하는 신문이다. <동아일보>는 최근에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반미주의자라고까지 매도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많은 언론 중에서도 자기에게 과도하게 아부하는 신문에서 인사를 발탁하는 이 대통령에게 문제는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또한 박미석 수석과 이봉화 차관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 알았던 인물들이다. 아마도 이 대통령은 그들을 잘 보았기 때문에 대통령직 인수위에도 넣었고 수석진과 내각에도 발탁했을 것이다.
이것은 이 대통령이 과연 사람을 제대로 보는 눈이 있는지를 걱정하게 만드는 사례이다. 서울시에서 골라온다는 것이 기껏 불법 투기나 하고 거짓말이나 일삼는 여성이었다니? 이 두 명 인사의 책임은 100% 이 대통령에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사실 언론과 권력의 유착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언론과 권력이 유착되어서 좋을 일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차제에 이 대통령은 <동아일보> 출신 수석진에 대한 교체를 심각히 고려해 주기 바란다.
아울러 서울시 출신 두 사람은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공직자의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게다가 이 두 사람은 이 대통령이 직접 데려온 것처럼 판단된다. 그러니 이 대통령이 자신의 불찰을 인정, 사과하고 이 두 사람을 즉각 교체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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