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처의 세종시 이전 백지화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소위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후 온 나라가 혼란의 도가니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어떤 야당 의원의 표현대로 “단군 이래 최대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이 글에서는 약속 파기로 인한 정부정책의 신뢰 상실, 입주기업들에 제시한 파격적 특혜로 인한 세종시의 블랙홀화, 이로 인한 혁신도시·기업도시의 좌초 우려는 차치하고 수정안에 담겨 있는 속임수를 지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정부는 수정안을 합리화하기 위해 정부부처의 일부 이전에 따른 행정상의 비효율을 터무니없이 부풀려서 발표했다. 그러나 행정부처의 공간적 분산에 따른 비효율 문제는 2005년 행정도시 건설법을 제정할 당시 이미 충분히 고려된 사항으로 행정도시 건설은 부처 이전을 통한 수도권 과밀해소 및 지방발전 촉진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이 객관적인 연구 결과였다.
또한 정부는 과학비즈니스벨트의 고용 및 생산유발 효과를 1년 전 연구 결과에 비해 6~8배나 부풀렸다. 이는 물론 과학비즈니스벨트의 경제적 효과를 과장함으로써 정부부처의 이전 백지화를 합리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과학비즈니스벨트의 경제적 효과가 크다 하더라도 이것이 결코 부처 이전을 백지화하는 이유는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부처 이전과 함께 과학비즈니스벨트가 건설된다면 그 경제적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는 수정안이 발표되기 불과 두 달 전의 최적지 심사에서 겨우 6위였던 세종시를 갑자기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최적지로 둔갑시켰다. 그러나 과학비즈니스벨트와 같은 대형 국책사업의 대상지를 제대로 된 객관적 평가절차 없이 정부가 멋대로 결정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6년에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우리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만약 세종시에 국가균형 발전을 선도할 중추거점도시가 될 행정도시 대신 기업도시가 건설된다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도권 집중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며, 국가경쟁력과 국민 삶의 질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대한민국의 장래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행정도시 건설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 발전을 가로막을 세종시 수정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류기철 충북대 교수·경제학 <경향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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