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의원 "한달동안 은폐 때 박정이 합조단장 등 별 하나 더 달아"
국방부가 처음 발표한 천안함 어뢰 설계도를 잘못된 것임을 알고서도 최소한 한달 이상 이를 은폐했던 것은 조사를 지휘했던 군장성들을 이 기간 동안 진급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4일 국방부 국감자료를 통해 지난 5월 20일 어뢰 공격의 증거물로 제시됐던 실물 크기의 어뢰설계도와 관련해 "조사 당사자들은 발표 당시 해당 설계도가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합조단은 6월 14일 UN 안보리에 제대로 된 어뢰설계도로 브리핑을 했으면서도 보름이나 지난 6월 29일에 잘못됐음을 인정한 것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행위이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5월 20일 발표 때 어뢰설계도가 잘못됐다는 것을 미리 공표했다면 6월 14일 단행된 합조단 군측 단장인 박정이 소장의 대장 진급과 대변인이었던 문병옥 준장의 소장 진급, 당시 과학수사분과팀장이던 윤종성 준장의 소장 진급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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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29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국방부가 새롭게 공개한 천안함 격침 어뢰설계도와 백령도 앞바다에서 인양했다고 밝힌 어뢰추진체.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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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에 따르면 합조단이 유엔 안보리에 제대로 된 설계도로 조사 결과를 설명한 시기는 6월 14일로 박정이 중장이 대장으로 승진한 날이다. 문병옥 준장과 윤종성 준장의 소장 진급은 같은달 29일 단행됐다. 그러나 5월 20일 최초 발표한 어뢰 설계도가 수거한 어뢰 잔해물과 다른 설계도라는 것을 군 당국이 공식 시인한 것은 문 준장과 윤 준장의 소장 승급이 이뤄진 6월 29일 언론단체 설명회 때였다.
이와 관련, 권태석 합조단 증거물 수집팀장은 6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제 어뢰인 CHD-02D 어뢰설계도를 최초(잘못된) 어뢰설계도 발표 1주일 정도 지나 확보했다"고 말해 적어도 5월 27일 경에는 최초 발표한 어뢰설계도가 잘못된 것임을 군 당국이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 의원은 특히 "영국 기자가 설계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국방부가 인정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시인하면서 한달 동안이나 진실을 은폐한 것은 책임자들의 진급을 위한 술책"이라고 질타했다.
안 의원은 "지금이라도 국제적인 망신을 샀던 5월 20일 발표 책임자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태영 장관은 "(은폐할) 그런 의도로 (공개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5월 20일 당시 실제로 봤더니 어뢰가 크기도 해서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보조자료였는데, (잘못된 어뢰 설계도가 제시된 것은) 바쁘게 일처리 하다가 생긴 실수였을 뿐 진실 규명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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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방위원회 안규백 민주당 의원. ⓒ국회 영상회의록 |
/조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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