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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북한 인공위성 로켓 발사의 성공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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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3 06:35:53, Hit : 50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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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오전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많은 사람들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북한의 인공위성 로켓 발사의 성공이 주는 충격에다가 우리 정부에 대한 깊은 배신감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그제 오후까지도 북한이 로켓을 해체하여 인근의 조립건물로 옮겨 수리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명박 정부의 안보무능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로켓 발사과정을 감시하면서도 사진·영상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말이니 안보무능이 도를 넘었다.
북한이 이번에 로켓을 쏜 목적은 무엇일까? 왜 하필이면 이 시점에 쏘았을까? 남한의 대선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북한이 인공위성 로켓을 쏜 직접적인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용위성’의 소유와 장거리·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향상이다. 북한은 그동안 우주의 평화적인 이용 권리와 통신위성 등 실용위성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요새 북한 휴대폰 숫자가 150만대나 된다고 하니 통신위성이 필요하기는 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지금 이 시점에서 인공위성을 쏘았을까? 우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 후 대북정책에 관한 첫 일성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도와주겠다”는 버마 양곤대학에서의 연설이었는데, 북한은 그 속에 어떤 새로운 메시지가 없어 크게 실망하면서 당분간 대미관계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때마침 남한이 나로호 발사 시도를 하고 있어서 북한에는 로켓 발사에 좋은 ‘기회의 창문’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과 남한에서 새 정부의 ‘출범 전’에 발사하는 것이 ‘출범 후’보다 더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올해가 북한의 ‘시조’인 김일성 탄생 100주년으로 북한으로서는 반드시 경축해야 할 해인데, 지난 4월에 로켓 발사가 실패했기 때문에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성공해 100주년을 경축하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어떤 이들은 북한이 남한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로켓을 발사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그동안 북한의 행위 패턴을 보면,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북한이 특별히 남한 선거에서 어떤 특정세력,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행동을 한 적이 별로 없다. 이번에 북한의 로켓 발사 건은 오히려 대북 포용을 주장하는 후보를 더 곤란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단지 어제 북한의 허를 찌르는 로켓 발사로 보수정권의 안보무능이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어서 야당 후보가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용할 것인지가 궁금하기는 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당장 우리나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의장성명을 발표하겠지만, 이는 인공위성 로켓 발사 건을 정리하고 넘어가는 수순에 불과하다. 북한은 이번 위성 로켓 발사 성공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버마에서 보인 것과 같은 태도를 버리고 ‘좀 더 심각성을 갖고 조속히 협상장에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더구나 이번 메시지는 만일 미국이 협상장에 빨리 돌아오지 않으면 그때는 본격적인 장거리 미사일과 ICBM의 시험발사, 핵실험을 하겠다는 강력한 경고를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내년 1월 말과 2월 하순에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수밖에 없다.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과의 평화 공존, 6·25전쟁의 종료와 평화체제 수립, 관계정상화, 핵문제 등 모든 주요 현안을 한꺼번에 협상 테이블에 ‘또다시’ 올려놓고 포괄적 일괄타결 노력을 ‘다시 한번’ 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년 한·미 양국의 새 리더십이 제대로 된 협상능력을 발휘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유이다.
<경향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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