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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자존심 때문에 벽돌 깬 병사(군개혁에 바친 내 인생)

2007-12-20 19:18:52, Hit : 5037

작성자 : 표명렬
 “그냥 한 번 해봤지요!”

월남전에서 ‘맹호부대’ 하면 태권도를 연상케 할 만큼  태권도 붐이 대단했다. 사단사령부로부터 가능하면 매일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는 곳에서 태권 연습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베트콩들이 겁을 먹도록 만드는 심리전이었다. ‘한국군 맹호부대원들은 맨 주먹으로도 호랑이를 잡을 수 있고 적을 때려잡는다.’는 식의 소문을 내게 하는 것으로서 상당한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나는 연대 태권도 선수 지도교관으로 지명되어 우리 연대가 주둔하고 있었던 빈케 군의 군청에서 태권도 시범 행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루는 군청 뜰 안에서 한창연습을 하고 있는데 한 월남 소년이 붉은 벽돌을 가지고 가까이 다가오더니 “맹호부대 사람들은 누구나 다 태권도를 잘 한다면서요, 이런 벽돌도 깰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물론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내 바로 옆에 도수 높은 안경을 끼고서 꺼벙한 모습으로 서 있던 통신병을 향하여 한 번 깨어보라고 그 벽돌을 내밀었다. 그 병사는 서슴없이 문제없다고 했다. 선수들이 벽돌을 놓아주었고 그는 메고 있던 단독 군장을 풀고 몇 번 심호흡을 하고 난 다음 기압소리와 함께 내리쳐 벽돌을 두 동강내어 버렸다.


어떻게 그렇게 잘 해 냈느냐? 과거에 격파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물어 봤더니 전혀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사실은 그 병사는 태권도에 별로 관심이 없던 자로서 난생 처음 벽돌 깨는 격파를 해보았다고 한다. 물론 손은 퉁퉁 부었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의연한 모습이었다. “그냥 한 번 해 본 것이 그렇게 되었다!”라고 멋 적은 듯  머리를 극적이며 저쪽으로 피해 사라졌지만 사실은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온힘을 다 쏟아 친 것이 분명했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다 애국자가 된다더니, 외국에 파병된 군인들은 모든 면에서 훨씬 더 애국자가 되는 것 같다. 나는 생도 때 태권도 공인 2단을 받아 격파연습을 너무 해서 지금도 비가 오려하면 오른 쪽 주먹의 뼈마디가 아프지만  벽돌을 깨어본 경험은 없다.


우리가 월남 전투에서 미군들 보다 더 잘 한 활동이 있었다면 대민 지원 업무라 할 수 있다. 물론 미군 측에서 제공해준 쌀, 생필품 등이 풍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형편이 어려운 집을 방문하여 나누어준다든지 하는 정도의 일이었지만 그들을 대하는 자세가 아무래도 동양적인 정서로 서로 통하여 가까운 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였을 것이다.


이런 민사활동은 연대 급 이상 부대의 민사업무 담당 장교에 의해서만 추진되었다. 작전 지역 내의 민간인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전투를 전개하고 있는 전투원들에 대해서는 대민 심리전 활동에 대한 개념과 지침이 설정되어있지 않았다. 물론 이에 대한 훈련 등의  준비가 없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 군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다. 민사활동이야말로 작전통제권을 가진 미국 정부의 방침에 의해서만 지시 결정되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의 통일이 이루어지던 간에 일단은 계엄령 사태가 될 것이고 어떤 목적으로든지 북한 지역에는 제일 먼저 우리 군대가 들어갈 텐데 심리작전 면에서의 이런 준비가 안 되어있는 것이다. 전시작전권이 환수되면 이런 부분까지 면밀히 검토하여 우리가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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