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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민족'이 없는 사관생도 훈육 <군 개혁에 바친 내 인생>

2007-12-01 08:03:36, Hit : 5336

작성자 : 표명렬
‘민족’이 없는 사관생도 훈육

필자가 사관학교에 다니던 50년대 후반에는 각 군부대 마다 공히 부정부패가 창궐해 있었다. 이를 척결하기 위해 당국은 4년제 사관학교 출신들을 십분 활용했다. 그래서 선배들의 무용담(?)은 주로 취사장 근방에 숨어 있다가 쌀가마니를 훔쳐 가는 하사관이나 중대장을 혼내준 이야기. 식당에서 사병들의 밥을 저울로 달아서 정량이 되지 않을 때는 취사반장을 때려준 이야기. 경례 안하고 지나가는 고참 하사관을 불러 엎드려 뻗혀 시켜 두들겨준 이야기 등이었다. 


사관학교 출신 장교가 부대에 배치되었다하면 그야말로 산천초목이 떨 정도로 긴장했다. 부조리와는 절대 타협 하지 않은 원칙장교로 정평이 나있어서 특히 대대급 이하 간부들이 겁을 먹었다. 사관학교 출신들은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군기를 바로 세우는 부대쇄신의 선봉에 서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근무했다. 국민들의 기대와 칭송 또한 자자했다. 


그러나 사실 그런 정직성이나 원칙 준수 등은 웬만한 가정교육을 받은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지키고 행하며 살아가는 상식 수준에 불과한 내용들이다.


국가와 민족 그리고 역사 앞에 정의인가? 불의인가를 생각게 하는 철학과 신념 그리고 도덕적 양심에서 울어 나오는 대아와 대의를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한다는 고결한 목적가치의 비전과 꿈이 내면화되어 자연스럽게 표출된 그런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


부조리가 만연해 있던 당시의 특수한 상황 타개를 위해 사관학교 출신이라는 집단 이기심을 부추겨 이용 동원되었을 뿐이라 할 수 있다. 목전의 수단적 가치에 연연하도록 길 드려왔기 때문에 여건 변화의 이해득실 따라 얼마든지 쉽게 방향성을 잃고 굴절 변화하기 쉬운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민족혼 민족적 양심에 따른 도덕적 용기를 심어주지 못한 육사훈육은 결과적으로 거대권력과 금력의 유혹 앞에 쉽게 흔들리고 허물어져 변절될 수 있는 한계를 가진 간부들을 양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생계형의 불쌍한 좀도둑 잡는 데만  집착하다가 훗날 나라를 통 채로 삼켜 온갖 불의를 저지른 큰 도둑때와는 나눠먹기의 한통속 한패거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친일 앞잡이들은 사관생도들에게 민족혼이 스며들어갈 수 없도록 차단하는데 훈육의 중점을 두어 자신들과 운명을 같이할 공범자로 만들어 자신들을 끝까지 보호해주는 방패막이로 세뇌시키는데 혈안이 되었었다. 출세주의에 함몰하도록 길 드리고 권력의 단맛과 자본의 위력에 솔깃 정신 팔리고 흐리도록 만든 것이다.


결과는 그들이 의도 노력한대로 적중 성공했다. 육사출신들은 민족반역의 친일분자들이 주축이 된 5.16쿠데타를 성공하게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협력하였고 대를 이어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키고 광주학살을 자행하여 아예 국가 권력을 강탈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짓밟는 공범자로 변신하여 부귀영화를 한껏 누리며 배부른 기득권의 주류 세력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참으로 심각한 문제는 그들이 저지른 해악에 대해 아직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화 이후 이미 역사적 심판이 내려진지 오래임에도 친일주구 분자들과 독재세력의 괴력이 아직도 살아남아 유령처럼 떠다니며 생도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지 않나하는 우려를 금치 못한다.  


오랜 세월 육사출신들이 군부독재의 중심세력을 자임해오는 동안 국민들의 눈에 비치는 그들의 이미지는 완전히 변해버렸다. 오로지 자신들의 이기적 욕망만을 채우려는 나 홀로 애국의 자만에 찌든 배타적 집단처럼 보이게 되었다. 민족적 양심에 비추어 정의인지 불의인지에는 전혀 관심 없는 극우집단으로 각인 되었다.


사관학교는 군이 필요로 하는 그 많은 소대장을 양성 충당하기 위해 설치된 기관이 아니다. 장교의 본이 될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다. 조국과 민족에 대한 진실 되고 뜨거운 애정과 자부심의 인격과 품성 그리고 민족 앞에 나를 희생하고자하는 역사의식 있는 그런 모범적인 대들보를 육성하는 곳이다.


물론 훈육제도 이외에도 극단적 경쟁심만 조장하고 있는 간부평가 제도 등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참으로 안타깝게도 사관학교 출신들은 타 장교에 대해서 이유 없는 우월감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 학군단출신 장교와 학사출신 장교 그리고 3사관학교 출신 장교와 별 구별이 안 된다는 것이다.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면 진급경쟁에 지나치게 민감하고 영악스럽다고 한다.


그래서 영향력 있는 육사출신 선배들에게 잘 보이게 하는 일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으며 육사동창회 일이라면 다른 일 제쳐두고 적극적이라 한다. 동기생들 간의 평판을 어떻게 하면 좋게 만들 수 있을까하는 일을 기본 업무보다 더 중시한다고 한다. 물론 꼭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단 한사람이라도 이렇다면 심각한 문제다.


현 사관학교 출신예비역 간부들의 모습을 보아 훈육이 참으로 잘못되었음을 단언할 수 있다. 일본 극우세력의 대변자연 김구 선생을 비하하고 안중근 의사를 폭도라고 지껄이는 매국적 극우주의자가 부끄럽게도 육사출신이다. 그가 광주 민주화 운동을 빨갱이들의 사주에 놀아난 짓이라 막말을 하며 김대중 전 대통에 대해 매카시즘의 색깔 엄포를 놓는 등 극우 선동을 일삼아 국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을 때 육사출신 예비역들은 그를 영웅시했다.


2004년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군 진급비리 사건 수사 과정에서 보았듯이 그들은 장군계급이 군 생활의 목적 전부인양 인생의 목적 자체인양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볼꼴 사나운 사생결단의 이전투구를 벌인다. 여기서 떨어지면 인생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낙오자로 전락한 것처럼 온 가족과 함께 통곡 절망 한다.


이는 바로 잘못된 육사훈육에 기인된 필연적 결과이다. 민족을 위해 나를 희생한다는 보다 높고 고결한 가치관을 심어 주고 키워왔다면 그런 질 높은 비전 때문에 저급한 욕구를 억누르고 자제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중요한 ‘민족’이라는 주제를 완전히 없애버렸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사관생도는 국가 안보의 희망이다. 이들에 대한 훈육은 군에만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 국민적 관심과 지혜를 모아야한다. 광복군, 독립군 선배들의 위대한 자주독립 정신과 신흥무관학교의 거룩한 혼을 이어받았다는 자부심을 불어넣어 국민들의 애정 어린 갈채를 되찾을 수 있게 생도훈육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다시 듣고 싶은 이지상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 곡은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8. 민족의식을 불어넣어 주기 위한 노력 <군개혁에 바친 내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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