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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 군기는 잡는 것이 아니다. 남발말라<군대개혁에 바친 내일생>

2008-01-23 11:27:02, Hit : 6013

작성자 : 표명렬

우리나라가 정치적으로는 민주화를 이룩했다고 하지만, 아직 경제적 민주화는 물론이거니와 민주적 정치문화가 사회 전반에 보편화되어있지 않아 여려 부조화가 일고 있음을 본다.


유교적인 주종적(主從的) 서열의식과 우리민족의 격한 감정의 기질적 특성 때문이라고 원인을 들기도 하지만 군대 밖에서도 “군기를 잡기 위해서 그 정도는--“라는 말할 정도로 윗사람의 언어폭력 등 권위주의 시대의 리더십이 그대로 묵인되고 있는 경향이다. 이는 부정적인 군대문화의 영향이 크다 할 수 있다.


군대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사회화과정의 첫 단계로서 거대 국민 정신교육의 도장이라 할 수 있다. 만약 군대문화를 새로운 시대에 부합되도록 개혁했었다면 군 복무를 마친 젊은이들에 의해 “군대도 이렇지 않습니다!”하며 우리 사회의 이런 부정적 문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 정화시켰을 터인데 오히려 그 반대였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대로, ‘군기’라는 이름으로 아랫사람의 인격과 인권을 무시함을 당연시 해온 우리의 군대문화를 민주주의가 보편화된 새로운 열린 시대에 맞게 개혁함으로서 그 파급효과가 사회 곳곳에 확산되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선 먼저, “군기”라는 용어에 대해서 병사들이 어떻게 느끼며 받아드리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군기’하면 ‘처벌’이라는 부정적 의미로만 생각해왔다. 상관 앞에서 쩔쩔매거나 꼼짝 못하는 모습을 연상한다. 윗사람이 질문하면 불필요하게 목청 터지는 큰 소리로 대답하며 꼭두각시처럼 움직여야 군기가 서 있는 것으로 착각해 왔다.


병사들은 “영창에 넣어 버리겠어!”라는 말을 제일 듣기 싫어한다. 이는 분명 인격모독의 언어폭력이다. 군기에 어긋나는 행위를 범하여 영창에 넣을 일이 있으면 법규절차에 따라 그렇게 행하면 될 일이지 공갈 협박의 의미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구 일본군대에 부역하고 있던 반민족적 친일 앞잡이들이 조선인 출신 병사들이 민족이나 광복군 독립군 등에 관해 관심 가질 수 없도록 정신없이 몰아쳐 휘두르는 채찍이 바로 ‘군기’였다. 광복 후 우리 군을 완전 석권한 후에도 그들은 하던 옛 버릇 그대로 식사군기 취침군기 오락군기 휴식군기 면회군기 보행군기--등 군기의 공포로 얽어매어 부하들을 옴짝달싹못하게 해왔다. 그들이 다시 독재 권력의 중심 세력으로 자리 잡게 되자 젊은이들의 민주화 열기를 꺾고 국민들을 협박하는데 군기의 날을 세워 호령함으로서 군기가 부정적 의미의 용어로 국민의식 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래서 군기는 부하들을 군인답게 만들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인격적인 모욕의 폭언과 강압적인 폭행의 무리가 수반되더라도 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해왔다. 결과 나이든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많이 유연해진 오늘의 병영생활을 들어“우리군대 군기가 너무 빠져서 큰일이다. 어떻게 전투할지 모르겠다.”라고 기우한다.


사실 ‘군기’는 문자 그대로 군인으로서 반드시 지켜야할 기율이다. 이를 어길 경우 응분의 처벌 등 불이익을 받도록 규정으로 정하여  법규 및 부대 예규 등에 명시되어있다. 아주 엄한 내용은 국회에서 통과된 법으로 정해져있다.


군기를 지켜야할 이유와 목적은 바로 군대의 존립 목적과도 직결된다. 봉건적 노예제 사회에서나 전체주의적 독재시대 군대의 존립 목적은 국민을 위함이 아니었음은 당연하다. 일제 치하에서는 천황을 위하여 이었으며 광복 이후에는 천황의 그 자리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 독재자들이 눌러 앉아버렸다. 그래서 우리 국군은 마치 이들 독재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너무나 오래 동안 세뇌되어 왔다.


따라서 민주화 이후, 다른 어떤 개혁에 앞서 독재 권력에 의해 파행적으로 길 드려져 우리사회에 수많은 악영향을 미쳐온 군대문화 개혁 작업을 착수했어야하는데 그냥 손놓고 지금까지 세월만 흘러 보냈다. 그러는 사이에 독재자들이 차지했던 그 자리에는 직업 군인들이 들어가 앉아 독차지해버렸다. 지금도 ‘국민을 위한 국민의 군대’는 실종되어버려 되찾지 못한 상태 그대로 이고 직업군인들을 위한 직업군인의 군대, 장군을 위한 군대처럼 변모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NLL 사건으로부터 시작하여 장성 진급비리, 정중부의 난 발언, 군사 법원제도 개혁 반대 등 일연의 사건과 예비역 고급간부들의 국군통수권 부정의 망발 등은 바로 이를 웅변해주고 있는 사실들이다.


결코 가벼이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국민이 위임한 국군통수권자의 권한과 책임은 실로 막중 막강하다. 권위주의를 타파하겠다는 신념을 구현하는 것과 권위를 굳건히 지키고 그 위력을 필요시마다 단호히 발휘해야할 부분을 혼돈해서는 안 된다. 엄정해야할 통수권의 권위가 땅에 떨러져 서는 안 된다. 통수권을 검찰, 국가 정보원, 국세청 등에 대한 통제권과 유사한 성격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군은 집단 감시적인 자정 능력이 불가능한, 사회와 단절된 폐쇄 조직이기 때문에 국군최고 통수권자의 직접적 관심의 개혁 없이는 직업군인들의 집단이기주의에 휩쓸리기 쉽다.


군기와 인권이 양립할 수 없다니?


최근 병사들의 인권문제가 군 개혁의 중요관심사로 떠올라 사병인권법 제정 등 구체적 논의가 활발히 일게 되자, 일부 수구신문과 극우 기득권세력들은“군의 특수성을 너무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인권과 군기는 양립할 수 없다는 군국주의 시대 아니면 독재정권 때나 통하던 말을 되 내고 있다. 이에 덩달아 군 일각에서는 인권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군기가 해이해지고 강한 훈련이 어렵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한다.


병사들의 인권신장이 결코 엄정한 군기확립을 어렵게 하거나 철저한 교육훈련 시행을 방해하지 않으며 오히려 돕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어떤 조직이건 조직의 목적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이 반드시 지켜야할 규율이 있고 숙달해야할 기능이 있다. 군인은 생사를 가름 하는 전투에서 승리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기율이 절대 엄격하고 전투기량 연마의 훈련 또한 특별히 혹독하다.


총탄이 비 오듯 쏟아지는 전방 고지를 향해 공격명령을 내렸는데 전진하지 못하겠다는 부하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군법에 의해 엄중 처단된다. 전투 중 지휘관에게는 생살여탈 권한이 부여되어있다. 평시 훈련 등 임무수행에 있어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지휘관의 명령을 거부 응하지 않을 때는 엄중 처벌할 수 있도록 법과 규정, 예규 등으로 보장되어있다. 이는 군 본연의 임무수행을 위해 국민이 위임해 준 권리요 의무다. 병사들의 인권문제와는 상관없는 별개의 부분이다.


“훈련시의 땀 한 방울이 전장에서 피 한 방울을 아낀다.”는 각오로 어떤 악조건의 고된 전투훈련과 힘든 체력단련도 우리 병사들은 최선을 다해 인내 극복하고 있다. 군기가 바로 서 있을 때 보다 더 활력 있게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 자발적인 동기부여에 의해 스스로 지키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군기는 오히려 상관에 대한 혐오감을 조성하고 반발심만을 키울 수 있다. 보는 데서만 하는 척하다가 감시와 통제가 어려운 전장에서는 엉망이 되어 의미가 없게 될 수 있다.


병사들은 ‘군기’의 강조가 윗사람에게 잘 보이게 하기 위해 하는 짓인지? 불필요한 경쟁심에 불타 하는 것인지? 화풀이로 하는 짓인지? 다 알아차린다. 군기라는 말이 처벌 위주의 의미로 사용되지 않고 규칙을 지켜 의무와 책임을 완수한다는 긍정적 의미로 해석되는 그런 군대문화가 꽃피우게 될 날을 기대한다.







51. 국군통수권자의 안보관<군대개혁에 바친 내인생>
49.강자존과 적자생존 <군대개혁에 바친 내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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