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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강자존과 적자생존 <군대개혁에 바친 내인생>

2008-01-23 10:44:09, Hit : 5403

작성자 : 표명렬
 오래된 이야기지만 스페인이 프랑코 독재에서 벗어나 민주화를 이룩했을 당시, 그들은 맨 먼저 군 개혁부터 착수했다. 그 첫 단계가 사관학교의 생도 훈육내용을 개혁하는 일이었다. 정치체제가 독재시대로부터 민주화시대로 바뀌기 때문에 민주화시대에 부합되는 가치관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함이 무엇보다 중요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오랜 독재 기간동안 그곳 출신들이 사회 각 분야의 반개혁적 기득권층으로 자리 잡아 군에 대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차단하는 한편 생도들에게 민주주의적 새로운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함이었다. 군대문화를 개혁하지 않고는 민주적 정치 문화를 뿌리내리기 어렵다는 사실에 그들은 일찍 착안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이른바 문민정부 때는 ‘하나회’를 색출하고 부패한 고급 간부들을 감옥에 보내는 등 군부 숙청을 하면서 그것이 군 개혁이라는 착각에 도취되어 세월만 보냈다. 김대중 정부 들어서서도 따는 개혁을 한다고 국방부에 위원회를 만들고 했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무기체계를 중심으로 한 정상적인 군 발전계획으로서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개혁 담론을 가로막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군 개혁의 핵심은 군대문화의 개혁이다. ‘특수집단’이라는 이유로 성역처럼 받아들여진 의식과 문화를 바로잡는 일이다.

“군대란 본래 이런 거야”라며 절대 복종,군기 만능, 인격 무시, 생명 경시, 간부 특권 의식 등 권위적 문화를 개혁해야 한다. 새로운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톰 피터스가 ‘경영 파괴’를 말했던 것처럼 새로운 인류문명사, 새로운 민족사의 전개에 부흥하여 ‘군대 파괴’라는 발상의 대전환을 통해 진정으로 강한 새로운 국군 건설이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그러나 어떤 모습이 강한 군대냐에 대한 개념이 잘못 설정되어있었다.


2군 정훈참모로 근무하던 시절, 군사령관은 간부 정신교육에 대단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매일 점심 식사가 끝난 후 식당 앉은자리에서 ‘10분 정신교육’을 했다. 목회자가 주일 날 설교를 위해 1주일간을 준비하듯, 나는 그 10분의 강의를 위하여 하루 하루를 사는 사람 같았다. 다른 이들은 속도 모르고 정훈 참모니까 당연히 잘 할 것 아니냐고 쉽게 말했다. 그러나 사실은 남모르는 노력과 고통이 있었다. 매일 실수 없이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소화불량증에 걸려 피골이 상접해 있었다. 점심식사는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세상에 저절로 잘하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 대개 일주일 분의 제목을 정한 다음에는 그 제목에서 말하고자하는 내용의 핵심을 생각나는 데로 요약하여 기록했다가 강의 이틀 전까지는 확정하여 연습을 했다. 관사에서 사무실까지 출근할 때 걸어가면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드릴 말씀의 제목은 ‘적자존‘입니다.” 이렇게 중얼중얼 연습을 하고 나면 자신감이 생겼다.


당시 육군 본부 강당의 넓은 외벽에는 균형 잡히지 않은 너무 큰 글씨로 ‘강자존’이라고 써있어 오가는 사람들에게 겁을 주고 있었다. 그런 구호를 만들어 강조하던 황영시 참모총장은 12. 12에 적극 가담했던 분으로 엘리트 예찬의 논리로 자기 행위를 정당화하며 변명하고자 하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신 군부세력에게 아부를 하려는 발상에서 나온 구호라는 것 정도는 느끼고 있었다.


육본의 그 구호가 참으로 못 마땅하였지만 정면으로 반박할 수는 없었고, 나는 그들이 말하는 것과는 반대의 입장인 적자생존(適者生存)이라는 제목의 ‘10분 정신교육’을 함으로써 마음속에 품고있는 불쾌함을 해소하고자 했다. 그들의 주장에 맞서기 위해 제목은 같은 세 글자인 ‘적자존’으로 했다.


“세상에는 물리적인 힘이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정글의 법칙에서도 결코 그렇지가 않다.


맹수들은 배가 고프지 않으면 약한 다른 짐승들을 마구 잡아먹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사슬의 관계에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고, 생존 질서가 파괴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자리를 호령하던 공룡은 멸종되고 말았다. 진정으로 강한 힘은 자연과 환경과 다른 개체와의 조화와 적응 능력이다. 이것은 동물세계의 질서만이 아니다. 사회생활의 법칙에도 적용된다. 진정으로 강한 힘은 지배력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위하여 베푸는 이타적인 마음이다. 그러기에 인간 세계에서는 ‘사랑’의 힘이 가장 강한 힘이라 하지 않은가.


적자생존의 원리가 강자만이 존재한다는 우격다짐 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지 않겠는가. 하나의 강자가 남기까지는 수많은 약자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기억하는 겸허함이 있어야할 것이다. 강한 강철은 부러지기 쉽다. 물리적인 폭력은 언젠가는 반드시 그 보다 강한 힘에 의해서 멸망된다. 이는 역사의 법칙이다. 약자를 무시하며 약자의 억울함이나 약자들의 정의로움을 향한 외침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도 없이 일언반구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강자들의 무자비한 지배논리만 그럴 듯한 말장난으로 정당화하는 논리가 커다랗게 써있는 ‘강자존’의 모습이라 여겼다. 당시 황영시 참모총장의 사고방식이기도 했다.


차규현 군 사령관은 이런 뜻이 담긴 나의 10분 정신교육에 대해 매우 만족하게 생각하여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50. 군기는 잡는 것이 아니다. 남발말라<군대개혁에 바친 내일생>
48.민족의식 없는 극우 주의자들<군대개혁에 바친 내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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