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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군 개혁 로드 맵<인물과 사상지에 연재했던 내용>

2007-10-15 21:15:37, Hit : 5809

작성자 : 표명렬
 

                                한국군 개혁 로드 맵


                      〈머릿글〉


                1.한국군 개혁 왜 어려운가?


                2.군대문화 개혁이 핵심 내용이다.


                3군대문화 무엇이 문제인가?


                   ○친일 세력의 영향


                   ○독재 세력의 영향


                4.개혁방향


                 1)사관학교 훈육개혁


                 2)간부 평가제도 개혁


                 3)하급간부 자율성 보장


                 4)내무생활 개혁


                 5)주적론 교육 철폐


                 6)부패척결을 위한 군 검찰제도개혁


                5.결언



                     〈머릿글〉


군대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사회화 과정의 첫 시작이다.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처럼 이 첫 시작단계가 잘되면 그들의 인생, 그들이 만드는 사회는 시작과 동시 절반은 성공이다. 반대로 시작이 잘못되면 절반은 실패나 다름없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 젊은이들이 군대에 입대하여 처음으로“아하! 사회 속에서 인간관계란 이런 것이구나! 윗사람들의 주 관심이란 저런 것이 구만!” “저렇게 해야만 진급을 하는구나!”“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것이 저런 짓일까?” “무조건 이겨야 해!” “북한은 우리의 적이다. 적개심을 가지고 처 부셔야할 대상이다.”“맹방인 미국이 우리안보의 절대적 존재니 굳게 믿어야해! --”등을 배우고 익혀 잠재의식화 되어 돌아온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군대생활은 각자의 생애에는 물론 국민의 의식구조 그리고 우리 사회의 조직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한때 “군대 갔다 와야 사람된다”라는 말이 유행했다. 군대는 생명을 던져 적과 싸워야하는 특수 조직이기 때문에 어떤 악조건도 극복 견뎌낼 수 있는 강인한 체력과 전투 기능을 숙련해야함은 당연하다. 그래서 절대 엄격한 규율 속에서 극한의 고된 훈련을 통해 강건한 정신력과 인내심을 길러야하는 긍정적 측면이 많다.


그러나 오랜 군부 독재기간 동안 위와 같은 뜻보다는 도저히 참기 어려운 인간적 모멸과 비인격적 잔인한 대우, 상식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어떤 불합리한 처사들에 대해서도 눈을 감고 이를 악물어 참고 견뎌야함을 강조하는 의미가 더 강했다. 정통성 없는 독재권력이 정권유지를 위해 젊은이들의 정의감과 기를 꺾어 감히 맞설 염두를 내지 못하게 겁주는데 군을 이용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독재의 사슬을 벗고 민주화를 이룩한 지도 오래되었고 세상은 격변하여 정보화의 열린 새로운 시대에 돌입하여 우리 젊은이들의 의식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이들을 받아드려 교육훈련 하여 국가방위 임무를 수행토록 관리하고 있는 한국 군대는 군대란 폭력 수단이 독점적으로 합법화되어있는 특수집단이라는 기능적 특성을 설명하는 수준에서 “군대란 본래 이런 거야!”만 되풀이 구 일본군대와 군부 독재시절의 군대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군을 이끌고있는 직업 간부들은 자신들의 사고 방식과 가치관을 새로운 시대 정신에 맞도록 바꾸려는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사병들을 탓하며 “어떻게 기술적으로 잘 다루어야 할 것인가?” 라는 요령주의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독재체제 하에서의 군대를 이상형인 것으로 착각하며 그 시절의 모습을 추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모든 젊은 남자들이 2년여를 사회와 격리되어 엄격한 규율 속에서 생활해야하고 막대한 국가예산을 사용하고 있는 이 거대 막강한 군대 조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조직문화와 의식의 실상에 대해 연구하여 개혁하려는 노력이 창군이래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 과거 독재체제 하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민주화된 지 10여 년이 지났는데도 역대 정부 모두가 "군과 관계된 문제를 섣불리 다루다가는 이로울 것이 없다" 겁먹어온 탓인지? 귀찮다는 듯, 군 자체에서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으로 방치해왔다. 물론 군 자신은 가능한 한 병든 치부를 굳이 들어내려 하지 않으면서 시간만 끌어 점점 만성 고질화되어 세월이 흐르니 문제의식 자체를 상실해 해버렸다.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는 국민들은 “군대란 원래 그런 거 아니야!. 별 큰 문제없지 않아!”라 해오다 보니 이제는 군 자신도 중병에 걸려 있음을 인정하기는커녕 “누가 감히 군대를!” 하며 큰소리치고 있는 실정이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독재의 어둠을 뚫고 처음 문민정부가 들어섰을 당시 그때가 군대 개혁의 가장 적기였는데 시기를 놓친 것이다.


이에 우선 먼저 한국군대가 무슨 병에 걸려있는지를 여기서 밝히고자한다. 이는 너무 명백히 노출되어 있어서 꼭 전문가들에 의한 본격적 연구가 아니더라도  문제의식의 관심만 가지고 군대생활을 경험했던 분이라면 누구나 지적할 수 있는 상식 수준의 내용이다. 그런 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치료해야할 지에 대한 한국 군대 개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1.한국군개혁 왜 어려운가?


인류의 문명사는 인간중심의 정보화 사회로, 민족의 역사는 남북 대결의 불신과 증오의 시대를 뛰어넘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격변하고 있어서 우리 사회 모든 분야가 새로운 시대정신에 조응하는 발전 모색을 위해 변화와 개혁을 열렬히 추진하고 있는데 유독 군대만이 개혁의 성역처럼 무풍지대로 남아왔다.


한국군 개혁에 있어서 첫 번 째 가장 큰 걸림돌은 군 출신 고급 간부들이 전역 후에도 계속 군부에 반 개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개혁은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는데 과거 한국군을 이끌어온 자신들의 반민족적, 반민주적 부끄러운 정체가 들어 날 것이 두려워 지난 역사 속에서 저지른 잘못을 덮고 지우며 변명하는 데만 급급 개혁의 첫 단계 작업인 문제제기를 용인하지 못한다.


그들은 언젠가 자신들의 범죄적 과오가 백일하에 들어 나게 될 것을 미리 알아차려 이에 일찍이 대비했다. 후배간부들에게 자신들을 무조건 변명 잘못을 묵살하고, 반대자들을 반박 압박하는 세뇌교육을 철두철미 시킨 결과 그 효력의 덕을 지금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후배 간부들을 방패막이로 길 드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극우적으로 편향 길 드려진 간부출신들이 ‘재향군인회’와 ‘성우회’ 등을 차지하여 여러 형태로 군에 대해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냉전 향수병에 걸려있는 반민족 반민주 반통일적 수구 족벌 신문의 번지르르 말장난과 선동에 무비판적으로 놀아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직 군 고위 간부들이 이들 예비역 고위 간부의 비위를 거슬러가면서까지 문제를 파 해쳐 개혁을 단행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평생 관계 맺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들 틈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할 소위 군 원로라는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군대는 본래 보수집단이야! 군대를 개혁하다니 무슨 말인가?”라 노골적으로 말하는 분들이 많다. 군대가 보수적이라는 말은 맞다 .그러나 그 의미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군대는 정치적으로 진보이던 보수이건 상관없이, 누가?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건 간에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아 성립 된 그 정부에 절대 순응해야한다는 면에서 분명히 보수적이다.


이런 면에서, 진정한 군인 출신이라면 국군 통수권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여러 언동이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하여야할텐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헌법상 군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되어있는데 이를 얼마나 어기고 반민족적 극우 독재 권력으로부터 철저히 정치 세뇌되었으면 군인 출신 거의가 극우집단화 되고 있는 것일까? 큰 깨달음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세계화의 열린 시대라 하지만 군은 ‘국가와 민족’을 전제하기 때문에 다른 어느 집단보다 국가와 민족의식이 투철하고 강렬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수적이다. 따라서 군 출신들은 그 누구보다 자주적 민족의식이 투철해야한다. 강대국 공포에 젖어있는 사대주의적 사고는 절대 금물이다.


현 한국군은 군대가 마땅히 지녀야하는 위와 같은 본연의 특성인 보수성이라는 측면에서도 크게 이탈되어있다.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라도 군 개혁은 반드시 단행되어야 한다.


둘째 개혁은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는데 그간 우리 군대는 사고(思考)업무를 위주로 해야할 고급 간부들까지도 전투 병처럼 무조건 복종하여 즉각 행동함이 미덕인 것으로 착각해왔다. 보다 나은 발전을 위하여 자주 의문을 품고 문제를 제기하면 말이 많은 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골치 아픈 놈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이었다.“예! 아무 문제없습니다. 우리군대는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잘되고 있습니다!”라며 깊은 생각 없이 몸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훨씬 충성심 있고 긍정적인 유능한 인물로 평가받아 진급경쟁에서 언제나 이겨왔다. 이리하여 진정으로 개혁적인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변화를 주장하고 도전하는 자는 대부분 중도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


결과, 개혁을 주도해야 할 위치에 보직되어있는 간부들 대부분은 현상유지형 들로서 개혁추진에 대해 미온적이다. 그들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이미 요직에 올라 기득권의 반열에 끼어있기 때문에 많은 역작용을 감수하며 현상타파를 해야하는 그런 복잡한 작업을 착수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특별한 다른 변동이 없는 한 자신들의 장래가 환히 보장되어있기 때문에 변화를 싫어하여 새로운 시도를 원치 않음이 통례다. 너무나 오래 동안 이런 분위기에 잠겨있다 보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반 개혁적인 집단이 바로 군 간부 출신들임은 작금의 사회현실에서 증명되고있다.


셋째 한국군의 불필요한 부분까지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는 과도한 군사기밀 보호가 군대 개혁을 연구하고자 하는 활동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최근 천주교 인권위원회의 군 의문사 진상 규명봉사요원이 전방 부대를 방문하여 증거 수집을 위해 내무반 안의 바닥을 사진에 담으려 했었는데 시설 보안상 절대 불가하다고 완강히 저지 당해 결국 촬영하지 못하고 돌아 왔다는 어처구니없는 호소를 들은 적이 있다.


지금도 이러니 그동안 과연 우리나라 학자들이 한국군 개혁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하려했겠는가? 그래서 군대사회가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학문적 연구 실적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너무나 폐쇄적이어서 우선 출입이 힘들고 연구의 기초자료인 군인들을 상대로 한 사회조사가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것은 물론 심지어 연구 내용에 대해서까지 군의 치부가 드러날까 봐 갖가지 트집 성 간섭이 심하여 너무나 힘들기 때문에 아예 군대문제를 다루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를 실재대로 파악하지 않고는 연구 진행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넷째 의무복무 출신들이야말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자기들이 직접 목도하고 체험했던 한국군의 불합리한 측면과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들어 어떤 형태로든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으련만 군 생활 중 문제의식을 절실히 느꼈던 사람들도 일단 제대하고 나면 묵묵부답이다. 군대생활은 자기 인생에 없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속 편하다고 여겨 지워버렸는지“군대란 본래 그런 거야”에 세뇌되어버려 그런지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 그 쪽을 향해서는 소변도 보지 않을 정도로 다시는 생각을 떠올리기조차 싫다 면서도 입을 굳게 다물어 버린다. “군대란 본래 불 합리와 무리가 따르는 법이야! 결과만 좋으면 되!”하며 전투적 사고에 충일 요지부동 답답하게 꽉 막혀 있던 간부들의 모습과 분위기를 상상하면“계란으로 바위 치기인데, 말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 “결과만이 중요하다고 했던 중대장 말이 맞아! ”라며 대개들 포기 해버린다.


이러니 변화와 개혁의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 각 분야 모두가 개혁을 통한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용트림하고 있는데도 유독 군대가 이에 소극적이다.


2.군대문화 개혁이 핵심이다


한국군의 군사체계는 지금까지 주로 미군을 모방하여 건설되고 발전되어 왔기 때문에 미군에서 중요시하지 않거나 개념화되어 있지 않은 분야의 내용은 관심 밖이 되어 무시되거나 소홀히 취급될 수밖에 없었다. 미군이 다루지 않고 있는 분야를 우리 군에 만들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본인이 현역시절 ‘정신전력’이라는 이름으로 건립했던 한국군 독자적 심리전 개념과 조직 그리고 업무 체계가 미군 식의 참모체제와 참모업무 교리 틈에서 정착되지 못하다가 결국은 무산되어버렸던 것도 바로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미국 군대는 인간존중의 민주적 이념과 개인주의적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군사업무를 발전 시켜왔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한 군대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따라서 그들은 군대문화에 대해 특별히 문제의식을 가지고 개혁 개선을 논의할 필요와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미군의 어떤 연구기관이나 학교 교육에서도 군대 문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때문에 미국에 유학 다녀와 우리 군의 연구 발전 업무를 주도하고 있는 간부들 거의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 갖지 않아 무뢰한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해 전 국방 연구원이 주관하여 ‘참여 정부의 국방개혁’에 관한 세미나가 있었는데 어느 부문보다 절실하게 시급한 한국군의 군대문화 분야에 대해서는 역시 주제내용에 포함되지 않아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이를 강력히 항의하는 본인의 지정 발표에 대해 군대에 대해서 많이 안다는 고급간부 출신들이나 쟁쟁한(?) 박사들 모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의아해하는 표정이었다. 


군대문화는 각기 나라마다의 고유한 문화적 특성과 구성원들의 가치관 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무기체계를 중심으로 한 여타 군사분야처럼 미군 것을 모방하거나 참고할 필요가 없다. 한국인 고유의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하여 한국군 독자적으로 발전시켜야만 하는데 우리는 그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국방분야 개혁’ 하면, 주로 군사작전 중심의 무기체계에 관련된 국방정책 혹은 군사전략 분야에 관련된 국방 체계 및 군 구조 등 하드웨어 쪽의 내용만을 말해왔다. 사실 이 분야는 개혁의 대상이라 할 수 없는 정상적인 연구 발전 업무 분야다. 안보환경과 주변 정세의 변화에 따라 국가 재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선의 제도와 방법을 연구 선택적으로 실현하면 되는 일상적인 업무다.


한국 군 개혁의 시급한 과제는 앞에서 언급한바와 같은 군대문화의 개혁이다. ‘군대’ 하면 떠오르는 느낌 생각, 군인에 대한 기본적인 사고, 군대 생활에 대한 일반적 인식. 어떤 마음 자세를 가지고 복무하고 있느냐? 등 관습적으로 뿌리 내려진 군대란 무엇이냐? 에 대한 사고방식과 가치관 의식 관념 등이다.


우리병사들이 2년여 고된 군대 생활을 하는 동안 어떤 의식들이 은연중에 형성 잠재 고착되어 전역 후 그들의 삶과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 자세로 변했는지, 아니면 보다 부정적이고 소극적으로 패배주의적으로 바뀌었는지? 낙관적으로 되었는지, 비관적으로 변했는지? 도피적이고 냉소적으로 바뀌었는지, 보다 도전적이고 열정적으로 변했는지? 입대전 보다 국가와 민족에 대한 의식이 건전하게 형성되었는지, 그 반대가 되었는지? 군대생활을 마친 그들이 이런 면에서 우리 사회의 조직 문화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등을 연구하여 그렇게 된 결정적 원인이 무엇이며 군의 어떤 제도를 어떻게 개혁해야할 것인가? 등을 심각히 따져 개혁해야 한다.


3.군대문화, 무엇이 문제인가


군대문화는 그 나라 군대가 겪어온 독특한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엮어지고 창출 형성된다. 우리 민족이 너무나 험난하고 고단했던 현대사의 길을 힘들게 걸어오는 동안, 우리국군도 함께 파행적 성장의 과정을 밟아올 수밖에 없었다. 바람직한 군대 문화가 배태되어 싹트고 가꾸어지기 어려운 불행한 상황이었다.


  한국군의 군대문화 형성에 결정적으로 악영향을 끼친 것은 첫째 일본 군 출신들이 우리 군에 미친 작폐이다. 군국주의 시대의 잘못된 극단적 권위주의 문화가 그들에 의해 우리군내에 작위적으로 심어지고 뿌리내려져 지금까지도 지워지지 않고 한국군 안팎에 유령처럼 배회하며 악의 독소를 내뿜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군사 쿠데타로 세워진 정통성 취약한 독재정권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었던 독재 옹호 군부세력이 군에 미친 악 영향력이다. 


이 두 세력이야말로 이 나라의 대표적인 반민족적 수구 기득권 층으로서 그들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끼쳐온 온갖 부정적인 작태의 폐해가 고스란히 그대로 한국 군대에 집중적으로 쌓여왔다 할 수 있다.


그리하여 도대체 정보화의 열린 이 시대 문명한 민주국가에서 어떻게 이런 반 인권적인 극단적 권위주의 문화가 성립되고 지속될 수 있었을까? 병사들은 이런 숨막히는 문화 속에서 어떻게 그 긴 세월을 견디며  복무했었을까? 하는 의문을 금할 수 없다. 군대생활 하는 동안 우리는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를 귀가 따갑도록 되 내어왔다. 이는 바로 군대의 존립 이유이며 군대생활의 목적으로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 내 생명까지 바쳐 적의 생명을 노려야하는 특수집단이 바로 군대인데, 어찌하여 이렇게도 생명을 경시하고 사병들의 인격과 인권이 무시되는, 인간의 존엄성을 가볍게 여기는 비민주적 이상한 문화가 배태될 수 있었단 말인가?


가장 민족을 사랑하고 민족적 자존심에 불타, 민족 정기가 바로 세워져 민족혼이 살아 숨쉬어야할 곳이 바로 군대일진데 무슨 이유 때문에? 어찌하여 이다지도 민족의식이 희박한, 민족정기가 가장 흐려진, 민족적 우애와 민족에 대한 애정이 없는 이상한 집단으로 성장해 왔을까?


조금만 생각을 가지고 군대생활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간 한국군의 모습에서 위와 같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개혁해야할 한국군의 실상이요 문제인 것이다.


○민족의식 없는 군대


한국군 속에 위와 같은 지극히 바람직하지 못한 군대문화를 배태토록 만든 결정적 원흉은 바로 항일독립 전쟁에서 민족을 배반하고 일본군의 앞잡이로 솔선 부역했던 반민족적 친일세력들이다. 천황에 충성을 맹세, 적의 편에 서서 총 겨누고 고자질하며 독립 투사들을 고문해온 그들이 해방공간의 정치적 소용돌이의 와중에서 그리고 동족상잔의 6.25를 거치면서 군의 요직을 완전 장악해 버림으로서 비롯되었다.


이는 약점 많은 자들의 무자비성을 이용해 정적을 타도하여 정치적 야욕을 채우고자 획책했던 이승만의 계략과 기능주의적인 입장에서 부리기 쉽고 나름대로 전투능력을 갖춘 일본군 출신을 등용 활용코자 했던 미군정의 의도가 맞아떨어져 빚어진 국군사의 불행이었다.


그리하여 우리군의 군사작전에 관련된 교리와 교육 훈련 제도 등은 무기체계에 따른 구미 식의 선진 된 내용을 모방 원용하여 건립하였으나, 인간적 요소가 중심인 군대문화와 정신 그리고 이에 관련된 내무생활 등의 제도와 리더십은 이들에 의해서 생명경시, 인권무시, 사병인격멸시, 간부 특권의식 등 군국주의 일본군대 문화 그대로를 이식되었다. 


우리군대야 어찌되던 상관없이 그들은 제국군대의 주구 노릇하며 날뛰던 과거를 덮고 국군을 자신들을 가장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도피처로 만드는 일에 몰두해온 결과 한국군은 친일세력과 군부독재세력으로 아우러지는 극우세력의 아성으로 탄탄히 자리잡게 되었다.


그래서 대부분 우리 국민들의 의식 속에는 ‘고급간부출신’ 들일수록 거의가 강대국 공포의 사대주의에 찌들어 민족적 자부심과 자신감이 결여된 집단인 것으로 각인되어있다. 여러 정치적 사안에 대해 나서고 있는 그들의 행태를 보면, 일제에 빌붙고 독재에 아부하던 반민족적 족벌 신문과 짝하여 극우세력의 행동대원 역할에 충실 늘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이 항일독립 전쟁에서 피 흘려 싸우고 있을 때 개인적 입신영달만을 꾀해 광복군과 독립군을 향해 총 겨누고 독립투사들의 색출을 도와 고자질하며 고문해온 일본군 앞잡이들이 광복 후 국군의 요직을 완전 석권해 버림으로서 빚어진 비극적 사실이다. . 


이들 친일분자들은 자신들의 반민족적 부끄러운 과거행적이 들어 날까봐 갖가지 이유와 핑계를 들어 국군 속에 민족정기가 바로 세워질 수 없도록, 민족혼이 살아나지 못하도록 절치부심 노력했다.


그들이 제국군대에 몸담고 있으면서 상전인 일본인 간부로부터 충성심을 의심받지나 않을까 지래 겁먹어 우리나라 출신 병사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더 혹독하게 닦달하던 버릇그대로를 광복된 조국의 병사들에게도 적용, 끊임없는 질책의 올가미를 씌워 옴짝달싹 못하도록 몰아쳤다. 죄수들끼리 밥그릇 수를 따져 잔인한 공포심으로 감옥 안에서의 질서를 유지하던 통제방식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온 그들은 군대내 고참병의 횡포가 극에 달해도“군대는 본래 그런 것”이라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인간의 존엄성, 인권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오직 증오에 이글거리는 인성 파괴의 무자비성이 전투원의 바람직한 기질인양 기계적 전투 기능 육성에만 열올렸다.


이런 그들에게 냉전상황과 6.25남침은 북한에 대한 철천지원수의 증오심 촉발을 통해 민족의식을 잠재우며 자신들의 반민족적 과오를 덮어 애국자로 둔갑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리하여 국군 장병들의 가슴속에는 민족적 우애와 유대의 민족의식은 자랄 수 없도록 만들었고 서로간의 끊임없는 경쟁의식만 불태우도록 조장해왔다.


○민주의식 없는 군대


이들 친일세력은 5.16 군사 쿠데타를 통해 기득권의 철옹성을 더욱 탄탄히 쌓아 국군 속에 반 인권적이고 비민주적인 문화를 더 깊고 확실하게 뿌리내렸다. 폭력으로 권력을 걸머잡은 그들에게는 이런 무지막지한 군대가 국민을 협박하고 호령하는데 아주 효과적이고 편리했을 것이다. 무조건 힘있는 자에게 빌붙어야 산다는 분위기에 압도되어 정의가 바로 설 수 없었다. 간부들은 권력의 눈치를 보며 줄서기에 바쁜 정치군인으로 변모 되어갔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 막판 무렵의 여론 조사에서 이회창 후보가 절대 유리하여 당선이 거의 확실하다는 보도가 있자, 때늦을세라 전직 국방장관, 참모총장을 역임했던 분 등을 포함 예비역 고급간부 500여명이 철새처럼 때를 지어 그 당에 줄줄이 입당 한 적이 있다. 이것은 바로 과거 우리 군 고급 간부단의 문화가 어떤 상태였는지를 상징적으로 설명해준 사실이다.


그들은 일본군의 앞 자비 노릇하며 민족을 압살하는 일에 서슬 퍼렇게 활약하던 반민족적 친일 세력들이 광복된 조국의 군대에서도 위세 당당 떵떵거리며 판을 치고 있음을 보며 자랐다. 5.16쿠데타와 12.12반란, 그리고 5.18광주 학살 등 역사의 현장에서도 정의냐? 불의냐? 에 상관없이 무조건 힘있는 자 편에 재빠르게 서야 입신영달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일찌감치 체득해왔다. 군과 관련된 도저히 용서 될 수 없는 수많은 억울한 죽음들을 만든 자들이 정당한 조사한번 받음 없이 역사의 심판 한번 거치지 않아 뻔뻔스레 고개를 치켜들고 더 많은 권세를 누리며 부를 쌓아왔다. 그래서 오로지 출세만을 지향하는 기회주의적 문화가 내면화되어 갔다.


그러면서도 말끝마다 애국을 강조한다. 그러나 누구를 위한 애국인지? 가 문제였다. 민족 멸시의 식민사관에 철저히 세뇌된 친일세력들이 갑자기 국군 복으로 갈아입었다고 해서 졸지에 ‘천황을 위하여’를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로 바꿀 수 없었다. 천황이 있던 자리에 국민이 들어가야 하는데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냥 자기들이 눌러앉아 차지해 버렸다. 그리고는 자신들이 바로 애국의 대상인 것처럼 국민 위에 군림하여 너무나 긴 세월동안 회유와 공포의 모든 수단을 동원 세뇌시켜왔다. 그런 정신적 풍토에서 그들로부터 교육받으며 자란 간부들의 의식형성이 어떠했겠는가? 그 해악은 참으로 엄청나다.


너무나 오래 동안 정통성 취약한 독재정권의 시녀노릇하며 오직 정권 안보를 위한 대북 적대의식과 침략위협에 대한 경각심만을 강조하다보니 이에 완전 세뇌되어 북한에 대한 전쟁불사의 호전성과 적개심이 바로 강한 안보의식의 발로라는 착각에 사로 잡혀 시대 변화의 흐름을 의식하지 못하여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간부 출신 집단이 지금도 과거에 모셨던 분, 선배, 이러 이러한 높은 자리에 있었던 대단하신 분--하며 현역 간부들과 연계되어있어 그들의 의식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구체적인 한 예가 바로 12.12 반란이다. 육사 출신이라는 한가지 이유만으로 그들의 선후배 관계 앞에는 국가도 민족도 없었다. 국가 반란 수뇌부에서 “나 11기 아무개야!.” 이 한마디만 날리면 진압 임무에 나섰던 부대가 “예! 알겠십니더!”하며 회군하여 육사 출신 아닌 자기 사령관을 향해 총질하는 등 군의 지휘체제고 뭐고 와르르 다 무너져버렸다.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이런 집단 이기주의적 풍조를 이용 극우 세력들이 국가 변란을 공공연히 선동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를 바로잡고 차단하려는 의지가 없는 듯 묵묵부답이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나라와 민족의 장래는 아랑곳하지 않는 예의 반민족적 수구 족벌 신문이 틈만 있으면 국군 통수권에 흠집을 내려 시비 걸고 비아냥거리며 막말을 쏟아 내놓고 있는데 이에 맞장구 치며 난리법석인 군 간부출신들의 작태가 실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것이 바로 국민적 여망의 힘을 모아 군 개혁을 시급히 단행해야할 또 하나의 이유요 단서이다.


4.개혁 방향


멀쩡한 사람도 예비군복만 입었다 하면, 아무데나 방뇨하려들고 아무렇게나 말하고 아무 곳이나 푹석 앉는 등 평소와 다른 자존심 잃은 행동을 한다고 한다. 이것은 군대생활의 경험이 자랑스러움과 아름다움으로 추억되지 않음에서 생긴 필연적인 현상이다. 예비군 복의 품질을 높여 바꾸고 교육 내용과 방법을 개선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자존심이 없는 집단은 꿈과 희망이 없는 죽은 조직이다. 자존심이 결여되면 자신감도 없어진다.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를 존재 이유로 하고 있는 군인은 누구보다 국가와 민족에 대한 자존심과 자신감이 넘쳐나야 한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군대생활을 하는 동안 그들의 가슴속에 전에 없던 민족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민족적 자존심을 품고 나가게 하는 그러한 새로운 군대문화를 창출함이 한국 군 개혁 제1의 지향 방향이 되어야 한다. 진정한 민족의 군대를 만들어야한다. 국권 회복을 위해 목숨 바쳐 용전 분투하신 독립군 광복군 선배님들의 빛나는 항일 독립 전쟁의 위대한 정신을 우리가 이어 받았다는 자부심을 심어 주어야한다


또한 군대는 그 본질적 특성상, 조국과 민족을 위해 나의 생명을 바쳐 적의 생명을 노려야 하는 폭력이 합법화된 조직이다. 때문에 다른 어떤 집단보다 생명을 함부로 하지 않고 소중히 여기는, 진정으로 인간 생명에 대한 경외의 마음을 가져야하며 인간을 존엄하게 여기는 민주적 가치관이 뚜렷해야 한다. 이런 모습의 군대를 지향하여 관련제도를 개혁함이 제2의 과제이다.


지난 월드컵 시 민족적 자존심과 자신감에 넘쳐 누가 시키거나 감독하지 않아도 자발적인 질서를 만들며 열정을 내뿜어 응원하던 젊은이들의 모습과 같은 '민족의식''민주의식' 이 넘치는 유쾌한 군대를 만들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간부들의 의식이 달라져야한다.


1)사관학교 훈육개혁


군대 조직의 구성원은 군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간부단과 의무 복무 병사들로 크게 구분된다. 군대문화의 모습은 직업 간부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간부들이 민족적 자존심과 자신감 그리고 부하들을 같은 민족으로서의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리더십을 발휘하면 그 부대는 천국이 될 수 있다.


사단장이 지나가는 대대장에게 무심코 “어이! 김중령 자네 대대는 왜 그렇게 사고가 많지?”라 뱉은 한 마디 가 사병들간에는 살인에 이르게도 할 수 있다. 간부들의 인격과 품성 그리고 철학과 신념을 배양하는 양성과정의 훈육이 중요하다. 스페인이 프랑코 독재로부터 민주화를 이룩했을 당시, 제일 먼저 군 개혁부터 착수했고 그 핵심 대상은 사관학교 생도 훈육의 개혁이었다.


그것은 오랜 군부 독재기간을 거치면서 그곳 출신들이 사회 각 분야의 기득권 층으로 자리잡고 있어 개혁의 저항 세력화할 가능성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군과의 연계성을 가지고서 직․간접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조기에 차단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생도들에게 인간존엄의 민주적 가치관을 배양하여 권위주의적 군대문화를 씻어 내는 작업이 시급하며 군대문화를 개혁하지 않고는 민주적 정치문화로의 개혁이 어렵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민주화 이후에도 지금까지 이러한 관점에서 사관학교 훈육개혁을 시도해 본 적이 한번도 없다. 군대문화 개혁의 핵심은 간부들의 의식개혁이다. 간부의 생각과 행위가 달라지면 군대가 달라진다. 또한 간부의 의식 형성은 양성 과정에서의 훈육이 절대적으로 영향 미친다.


「나는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는 사관생도 신조는 우리들의 심금을 울려주었다. 암송할 때마다 가슴이 뭉클 두 주먹은 불끈 쥐어졌으며 콧잔등이 시큰 입술은 굳게 다물어지는 비장한 각오에 도취되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한갓 구호로만 끝였다. 이런 철학과 신념, 인격, 도덕적 용기를 배양하기 위한 어떤 훈육의 노력도 없었다. 정의가 무엇인지? 불의가 어떤 것인지? 에 대해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국군의 역사를 통한 구체적 사실을 들어서 설명해야 설득력이 있을 텐데, 군을 주도하고 있던 분들 대부분이 반민족적 친일세력 출신들이었으니 도시 정의를 말할 수 있는 처지들이 아니었다.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도 군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의 진실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평가 판단할 수 있는 아무런 정리를 하지 않았다. 그러니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을 사람들이 과거의 유명(?)했던 직위와 영화를 들어 뻔뻔 득의양양 활보하고 있으니. 후배들을 혼란스럽게 할 뿐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풍토가 되지 않았다.


끼리끼리 나눠 가진 명성(?)과 어떻게 모았는지 모를 상상을 초월한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기득권을 단단히 쌓은 그들은 극단적으로 균형 감각을 잃은 극우주의자 조아무개 같은 자를 초청하여 특강을 듣는가하면 광주 민주화 운동이 빨갱이들의 사주에 놀아난 것이라 아직도 망발하고 다니는 그런 후배를 타이르고 선도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는 등 민망스런 작태가 벌리고 있음에도 아무도 이를 지적하거나 비판 제지하지 않는다.


육군사관학교의 정신적 연원은 항일독립 전쟁의 간부양성의 요람 신흥 무관학교로서 이를 계승한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키워왔다면 지금처럼 군 간부출신들 대부분이 민족 의식이 가장 희박한 냉전 수구적 극우세력의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각인되지 않았을 것이다. ‘여순 사건’ ‘제주 4,3사건 '등에서의 과잉 학살은 엄밀히 말해 군이 저질렀다기보다 반민족적 친일 정치세력이 주도하여 군을 동원 자행했던 사건이라 해석할 수 있다. 군이 누명을 쓸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극우 세력들은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라며 군의 명예에 손상을 입힌다며 학살의 불가피성과 정당성을 변명하기에만 급급 군을 볼모로 한 물귀신 작전의 색깔 논을 부추겨왔다.


만약 사관학교에서 위와 같은 사건과 국군 발전 사에 가장 큰 오점으로 설명되어야할 ‘5.16’쿠데타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분명히 하여 훈육했다면 훗날 역사의 심판이 두려워 ’광주5.18‘학살의 비극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친일 세력과 군사독재세력이 만들어 놓은 출세주의에 함몰되고 이기적 타산에 치우쳐진 사관생생도문화를 혁파하여 진정으로 민족과 국군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넘쳐 명실공히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하는 문화로 정상화해야한다. 그리하여 다가오는 통일시대 민족 안보의 중추세력으로 역할 할 수 있도록 준비 훈련해야한다.


2)간부 평가제도 개혁


생도시절 훈육이 아무리 바람직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교육받은 그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간부가 오히려 발탁되지 못하고 도태된다면 바람직한 의식과 문화가 뿌리내릴 수 없다.


어떤 간부가 진급되느냐에 따라서 간부들은 그런 방향으로 부단히 노력함으로서 세월을 지내다보면 가치관과 의식구조가 자연스레 그렇게 형성되기 때문에 간부의 평가제도는 간부의식 형성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군은 조직의 특성상 상급자 1인에게 인재 발탁의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 물론 전투중인 상황에서는 직속 상관에게 절대 권한을 부여하여 승패를 책임지게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평시는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가 이루어져 꼭 진출해야할 인재와 탈락해야할 사람이 제대로 잘 걸러져야한다. 그리고 선발제도가 간부들에게 끊임없이 긴장을 주어 바람직한 가치관과 도덕성 형성에 기여할 수 있어야한다.


현재의 진급 제도는 독재권력 하에서 하나회가 진급을 독점 나눠먹기 식으로 하면서 어떻게 하면 겉으로 보기에 정직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진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바로 윗사람과 영향력 있는 몇 사람에게만 잘 보이면 진출이 절대 유리하도록 되어있다. 간부들의 의식과 인격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육성하는데 영향 미쳐 기여할 것인가?  등에는 관심 없는 제도다.


하나회가 없어진 지금은 그 대신에 국방부 장관이나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의 직접적 영향력이 강화되어 과거 이들 윗사람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느냐? 등이 진급과 보직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군벌주의 시대처럼 개인적 친소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전 근대적인 이런 제도는 반드시 개혁되어야한다.


상급 지휘관과 상급부대 참모 전원이 참여하는 다면 평가제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연대장 한사람을 평가할 때 사단장은 물론 사단의 일반참모와 특별참모 모두가 평가함으로서 평가의 객관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급을 둘러싼 여러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 그 많은 사람들을 다 찾아다닐 수도 없고 몇몇 사람에게만 잘 보이려 하다가는 금방 소문 나 더 불리하게 되기 때문에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바람직한 가치관과 인격을 도야하는데 정진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서 자연스럽게 장교단의 의식과 진급문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뿌리내리도록 할 수 있것이다.


일 면식은 없었지만, 과거 군에는 돈 태일이라 소문난 간부가 있었다. 돈을 잘 잡순다는 의미의 별명이다. 이런 분도 고급간부가 되었다. 소대장 시절 PX에서 막걸리에 물을 타 병사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며 김장철이면 고추 마늘을 양생이 해가던 대대장이 있었는데 훗날 그는 장군 진급을 했다. 다면 평가제도는 저런 사람은 필히 도태되어야한다고 객관적으로 평이 나있는 자들이 진급되는 잘못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승진될 것이라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진급 때가 되면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전전긍긍 별도의 관심과 활동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있는 현재의 진급 문화를 바꾸게 될 것이다. .


3)하급간부의 자율성 보장


군에서는 흔히 “FM 대로만 하면 되!”라는 말을 많이 한다. FM은 전투 중인 부대가 야전에서 지켜야하는 준칙과 표준을 제시한 교범이다. 이 교범에는 ‘지휘관은 부대의 승패에 관한 모든 책임을 진다’ 라고 명시되어있다. 부분적인 책임이 아니라 전적인 무한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지휘관은 지시 하달을 통해서 자신이 책임질 분야에 대해 관여한다. 그리고 무한책임을 지기 때문에 지시는 가능한 한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여긴다.


그래서 중대장→ 대대장→연대장→사단장→군단장→군사령관→참모총장→장관 등이 모두 무한책임을 지는 자세로 지시하고 있으며, 이는 부모가 자식에게 타이르는 것과는 달리 강제성을 갖고 있다. 가정과 비교한다면, 중대장은 절대로 실수를 용인하거나 용서할 줄 모르는 7대의 엄격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시어머니의 참견이 없어서 힘든 며느리는 없는 것처럼 ‘상급부대 지시가 부족해서 힘든 중대는 없다. 중대장의 입장에서 지시가 없어도 잘 할 수 있다면 지시는 간섭이 될 수밖에 없는데 통상 상급 지휘관의 지시는 하급지휘관의 능력이나 현장 여건과 무관하게 하달된다. 상급부대이기 때문에 관성적으로 지시하며 윗 부대로부터 지시 받은 바를 구현하기 위해 다시 전달 지시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중대장은 지시의 홍수 속에 파묻혀 그야말로 정신 차릴 수 없이 바쁘다.


지시 일변도는 예하 부대의 융통성과 자율성을 심각히 침해한다. 하급부대 지휘관들은 모든 사건 사고에 대해 직접 책임을 져야하는 중압감 속에서 위에서 쏟아 내려지고 있는 지시를 이행하기도 바쁜데 자신도 지시를 만들어야하며 이런 행위를 충성심과 애국심 또는 직무에 대한 사명감이라고들 하니 어쩔 수 없이 그냥 지쳐있는 것이다.


예하 부대에 하달되고 있는 지시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부대관리에 관련된 것들로서 ‘사고가 없도록 하라!’가 가장 많다. 총기 및 탄약관리방법, 사고사례 전파 등 빤한 내용이지만 그 양이 실로 엄청나다. 기타 작전과 훈련에 관련된 것들로 늘 되풀이되어온 내용들로서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의 전파가 아니라 지금까지 수없이 반복되어온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범이요! 범!”의 우화처럼, 이미 비에 젖어 있는 사람은 소나기가 온다고 뛰지 않는 것처럼 중대장들은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제는 거의 무감각한 상태에서 수용한다고 볼 수 있다.





통일을 준비하는 국방정책
훈장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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